[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벼랑 끝 타결'에 이르면서 하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 2012년 후반부 증시를 괴롭히던 재정절벽 문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한숨 돌린 투자자들에게 2013년 초 가장 주목해야 할 문제는 글로벌 경기와 기업 실적, 주식으로의 유동성 이동 등으로 옮겨오게 됐다.
글로벌 경기의 바닥 통과 신호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요가 얼마나 좋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2013년 첫 거래일, 기대감을 즐기되 한 해 긴 안목에서의 투자전략을 수립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 지난해 국내증시 폐장 이후에도 연말까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최종일인 31일(현지시각) 극적으로 막판 협상 타결에 도달함으로써 2013년 새해 증시 첫 출발을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간 기본적 합의 사항은 부부합산 연소득 45만달러 이상, 개인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39.6%로 인상 등 부자증세안, 자동 재정지출 삭감(1100억달러)에 대한 발효 시기 2개월 연장(3월1일부터 효력), 실업보험 혜택 1년 연장 등이다.
재정절벽 협상 타결 외 아시아통화강세 지속, 경기선행지수 상승 및 재고순환 지표 반등으로 인한 주가수익비율(PER) 상승 압력, 미국 소비심리 개선 및 투자 증가 기대, 중국 제조업지수 50 상회 및 양적완화(QE) 효과 본격화 등 매크로 측면에서 새해 기대 요인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엔화 변동성 확대, 남겨진 매물벽, 잠재적인 순차익잔고 청산 압력, 어닝 시즌 임박 등이 코스피의 어깨를 여전히 무겁게 하고 있다. 코스피는 단계별 전진을 해 나갈 것으로 본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시장이 추가 상승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를 열어두는 대응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미국 부채한도 증액 협상과 경기 리스크가 남아 있고 이는 시장의 마찰적 조정구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채한도 증액 협상도 2011년의 협상이나 이번 재정절벽 협상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며 최종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낙관한다. 이번 증세로 인한 경기후퇴 우려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 주택시장 역시 회복되고 있다. 이제는 서서히 국내 부동산시장의 안정 가능성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1월 증시에 국한되는 내용은 아니다. 올 한해, 혹은 그 이상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만일 국내 부동산시장이 안정된다면 이는 시장을 견인할 최대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마찰적인 조정 요인 등을 고려해 1월 코스피 밴드는 1940~2070으로 한정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2013년 주식시장을 사는 심정으로 1월 증시를 대응하기 바란다. 1월의 최선호주에서는 IT와 경기관련 소비재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 외 경기와 구조적 리스크의 완화 가능성, 가격적인 메리트 등을 고려해 소재, 에너지, 산업재와 금융 등도 최선호주의 대열에 올렸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13년 초에 유동성의 이동을 논하기에는 이르고, 경기는 바닥을 통과하고 있지만 회복 강도는 약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글로벌 경기의 회복 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우리는 경기에 가장 민감한 기초 소재의 재고 및 생산 활동을 핵심 지표로 참고하고 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화학 산업의 주요 변수들을 살펴보면, 가장 기초적인 화학제품인 에틸렌의 경우 중국의 생산량은 여전히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나 7월 기록한 -4.1% 대비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흥미로운 점은 대만 화학회사들의 월간 매출액 추이다. 난야 플라스틱을 비롯한 대만 5개 화학회사의 매출액은 6월을 바닥으로 개선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춘절 효과로 매년 1분기 중에 매출액 고점이 나타나는 특징을 고려한다면 대만 화학회사들의 매출액 개선 추이는 1분기 중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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