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정치인으로서 대중적 인지도 높이기 위한 출마가 아니다. 축구인이 되고픈 꿈을 위해 전문성과 열정을 갖고 개혁의 청사진을 들고 나왔다."
윤상현 의원(새누리당·인천 남구 을)이 한국 축구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윤 의원은 4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혁신·대화합으로 100%의 축구협회로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축구를 돌려드리기 위해 나왔다"라며 출마 배경을 전했다.
이어 "양대 재벌가로 나뉘어 축구판을 정치판으로 만들어온 폐해를 근절시키겠다"라며 "개혁과 화합의 전도사로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싶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돋보인 부분은 협회에 대한 개혁의지였다. 윤 의원은 "그동안 협회는 조광래 감독 경질, 직원 횡령 사건 과정 등을 통해 그 폐쇄성이 잘 드러났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1000억 원의 예산을 쓰는 비영리 공적단체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 이는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지배구조 때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내과적 치료로는 안되며, 외과적 수술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군팀 추가 창설이란 이색 공약도 내놓았다. 상무·경찰청 축구단 외에 해군·해병대·공군 등 추가로 3개 군팀을 창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축구인 스스로의 자존심을 찾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 입대를 피하려고 자해 행위까지 할 정도"라고 참담함을 드러낸 뒤 "이전에도 공군 등의 팀이 있다 상무로 통합된 것이고, 국방부 예산도 얼마 들지 않는 일"이라며 실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실적 당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출마 자격이 되는 대의원 3인의 추천은 이미 확보했다"라며 "당선 가능성 50% 이상을 안고 나왔다"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출마 아니냐'라는 색안경 낀 시선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난 당 대변인과 공보단장 등을 맡았던 인물"이라며 "대중적 인지도라면 이미 충분하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라 나온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인이 꿈인 정치인으로서 전문성과 열정을 갖고 개혁의 청사진을 들고 나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전날 출마 선언한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의 공개 토론회 제안에는 "기꺼이 응할 뜻이 있다"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19대 현역 국회의원으로 현재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인천시 축구연합회장직을 맡고 있다.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당선인의 수행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1월8일부터 14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뒤 28일 24명 대의원이 참가한 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윤 의원을 비롯해 김석한 전 중등연맹회장, 안종복 회장 등이 출마 선언을 마쳤으며,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허승표 퍼플웍스 회장 등 유력주자들도 곧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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