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증·BW 발행 현대상선·글로스텍 올들어 10% 이상 폭락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증시에 추가상장 물량 주의보가 켜졌다. 저가에 발행된 유상증자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 상장이 임박하면서 매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관련주식들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3일 10% 이상 폭락한 2만15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시가총액 3조원대 회사인 현대상선이 장중 기준으로도 10% 이상 하락한 것은 2011년 12월19일이 마지막이었다. 경쟁사인 한진해운이 상승 마감할 정도로 업황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갑작스레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바로 지난달 22일 발행된 유상증자 신주 물량이었다. 1100만주에 달하는 유상신주의 발행가는 1만7900원. 2일 종가 2만4050원보다 무려 25% 이상 싼 가격이다. 신주의 상장일은 7일이었지만 신주를 보유한 주주들은 상장 2거래일 전부터 공매도를 할 수 있어 3일부터 주식 매각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달 20일 실권주 공모에 참가한 주주들의 경우, 불과 2주만에 20% 이상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실권주는 320만주 이상 발행됐다.
최근 3거래일 중 2일을 하한가로 추락한 글로스텍도 추가상장 물량 부담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스텍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8일 황우석 박사의 에이치바이온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고 공시한 후 하한가로 떨어졌다. 다음날인 2일도 3.61% 하락한데 이어 3일 다시 하한가로 떨어졌다. 지난달 27일 4555원이던 주가는 순식간에 3175원으로 밀렸다.
범인(?)은 역시 저가 발행된 신주 물량이었다. 3일 장종료 후 글로스텍은 지난달 20일과 21일 발행된 BW 행사 물량 177만여주가 8일 행사된다고 공시했다. 이 신주의 발행가는 주당 2707원. 최근 3거래일간 급락했음에도 여전히 가격차가 있다. 이 물량은 4일부터 공매도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세보다 몇십퍼센트씩 싸게 유상증자를 하거나 BW를 발행한 기업들은 신주 상장을 앞두고 차익 실현 물량에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자 등 발행공시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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