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 직후 살펴본 부동산 현장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부동산 시장에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여야가 양도세 중과 유예 1년 연장에 합의했고, 취득세 50% 감면 혜택도 내년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아파트를 사고 파는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와 종합부동산세에도 어떤 식으로든 손질이 가해질 전망이다. 보금자리주택 분양을 줄이고 임대비중을 높이겠다는 박 당선인의 공약도 시장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취득세 감면 시한 종료를 앞두고 거래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선뒤 매매값이 4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대선 후 강남과 분당 등 1기 신도시, 강북 뉴타운 지역 등 주요 현장을 점검해 봤다.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대선 후 매도 시기를 알아보려는 문의가 다소 늘기는 했습니다. 양도세 중과 문제라든지 매수자들이 좀 나서는지 등등을 알아보려는 것이죠.”(판교 원마을 3단지 L중개업소 사장)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당선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눈에 띄는 반응은 없는 상황이다. 9·10 대책 후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으로 급매물 중심의 매수세가 잠시 늘기는 했다. 이마저도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선 이후 대선 후에도 그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는 분위기다.
L중개업소 사장은 “판교 원마을 3단지의 84㎡(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경우 최근에 급매물이 6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며 “하지만 급매물 거래후엔 매수세가 거의 따라 붙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매물 외 매도호가에 대해선 매수자들이 가격이 오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매도-매수 호가 차이가 벌어져 거래가 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분당 최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였던 분당 파크뷰의 경우 취득세 감면 혜택 후 거래가 꾸준한 편이다. 이 아파트 124㎡의 경우 가격이 9억원 안팎이어서 급매물로 9억원 이하를 매입할 경우 취득세 감면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어서다.
인근 P중개업소 사장은 “취득세 감면 혜택 직후 48평형(124㎡)의 월 거래량이 다른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매수자들이 급매물만 기다렸다 나오는 즉시 팔려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7억7000만원에 거래가 됐던 124㎡의 경우 올들어 9억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11월엔 8억7000만원에 거래돼 올해 매매가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세가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P중개업소 사장은 “이 아파트를 9억원 이하로 살 경우와 초과로 살 경우 취득세 차이가 두 배나 나기 때문에 매도호가가 9억원이 넘을 경우엔 매수세가 전혀 따라붙지 않는다”고 전했다. 9·10 대책 후 취득세 감면에 따라 1주택자의 경우 9억원 이하는 1%, 초과면 2%의 취득세를 낸다.
아직 시장에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여야가 양도세 중과 유예 1년 연장에 합의하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취득세 감면 기간 연장을 공약하는 등 규제 완화에 대한 시그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는 편이다.
분당 구미동 S오피스텔 인근 S중개업소 사장은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투자용으로 구입을 했다 매도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양도세 중과 부담에 매도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중과 유예 기간이 연장되면서 급하게 팔 필요가 없어져 시세 하락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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