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뒤에는 누가 있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들 세 사람을 빼놓기는 어려워보인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얘기다.
김종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지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때부터 당의 쇄신과 변화의 상징이었다.
경제민주화 헌법조항 입안자인 그는 당 내부의 보수적 경제기조와 기존 인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박 당선인과 함께 새로운 당 당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삽입했다.
이를 통해 당의 보수적 색깔이 다소 옅어지고, 결과적으로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구상이 박 당선인이나 당의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며 당내의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박 당선인은 최종 경제공약을 발표할 때 순환출자 금지 등 대기업 소유 및 지배구조를 직접 제한하는 김 위원장의 제한을 뺐다.
야권, 심지어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김 위원장이 팽됐다'는 조소와 비아냥이 흘러나온 이유였다.
김 위원장은 이후 사실상 당무를 접고 여의도를 떠나있었으나 선거 막판 박 당선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힘으로써 '박근혜호 경제수장'의 임무를 완수했다.
2007년 '박근혜 대선캠프'의 좌장이었다가 현 정부 들어 박 당선인과 관계가 틀어졌던 김무성 본부장은 지난 총선 때 '백의종군'하며 총선에 불출마한 뒤 해외여행길에 올랐다가 돌아와 박 당선인 캠프에 합류했다. '돌아온 친박'의 입성이었다. 요란스러웠던 총선 과정에서 과감히 불출마를 결정함으로써 박 당선인의 '숨통'을 터준 게 관계회복의 결정적 계기였다.
김 본부장은 대선캠프 출범 이후 서울 여의도 당사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가져다 두고 철야근무를 하며 기강을 잡는 한편 당내 비박(非박근혜) 인사들과 박 당선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캠프의 전반적인 중심을 잡는 데 주력했다.
옛 한나라당의 차떼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국민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안대희 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최대 슬로건이었던 정치쇄신의 상징으로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안 위원장은 비리전력 논란에 휩싸였던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캠프 영입에 반대하고 여야가 함께하는 '국정쇄신정책회의(가칭)' 구성을 제안하는 등 선 굵은 메시지로 '안철수발(發) 정치쇄신' 바람에 박 당선인이 정면으로 맞설 수 있게 도왔다.
이들 외에 정몽준ㆍ김태호ㆍ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 내지는 친이(親이명박)계 중진들도 당내 대선경선 과정 등에서의 갈등을 뒤로하고 박 당선인을 도와 불필요한 세력 누수를 막아냈다는 평가다.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안형환ㆍ조해진ㆍ정옥임 공동대변인 등은 친이계로 분류돼왔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의 입'으로 발탁돼 활약하며 내부 통합이라는 큰 그림의 밑그림이 됐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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