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내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두 후보의 공약이 큰 틀에서 비슷한 때문인 듯 정책의 뚜렷한 차별성은 보이지 않는다. 두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말한다. 하지만 선거판은 혼탁하다. 양측의 무책임한 폭로와 비방으로 마지막까지 어지럽다.
그렇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앞에 놓인 미래와 국가적 과제가 너무나 엄중하기 때문이다. '5년의 선택'이 나라의 미래와 나의 삶을 바꿔놓는다. 어느 후보가 우리 앞에 놓인 과제를 해결하고 나라와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적임자인가를 가리는 일은 우리 몫이다.
경제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활력을 잃고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고용불안과 고물가, 가계부채 증가로 민생은 피폐해 있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북한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등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각축장이 된 동북아는 질서 재편의 격랑에 휩싸여 있다. 옆 나라 일본의 새로운 아베 정권은 극우로 치닫는다. 나라 안팎으로 풀어가야 할 난제가 쌓여 있다.
과연 누가 이 같은 안팎의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후보인가를 가려 뽑는 것이 투표다. 잘못된 선택은 개인의 삶뿐 아니라 국가 장래도 어둡게 할 수 있다. 혼탁한 선거가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옥석을 골라내야 한다. 오늘 선거공보를 꺼내 후보들의 공약들을 차분하게 다시 살펴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릴 때다.
이번 선거에 부정적 요소만 있던 것은 아니다. '안철수 현상'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이 뜨거웠다. 그 결과 여야 모두 새정치를 내세웠다. 2002년의 '병풍 사건'과 같은 선거판 전체를 흙탕물로 만든 대형 악재가 없었던 것은 그나마 새정치를 의식한 정치권의 작은 변화라 할 수 있다.
물론 새정치는 정치권만의 명제가 아니다. 국민도 변해야 한다. '누가 되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불신과 냉소를 털어내고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념과 지역, 계층과 세대를 넘어 내 삶과 사회, 나라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게 바로 새정치의 첫걸음이다. 최선이 어렵다면 차선이라도 선택하자. 내일 우리 모두 투표장으로 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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