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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시장 얼었다"…방학 맞은 대학생들 '한숨'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4초

"과외시장 얼었다"…방학 맞은 대학생들 '한숨' ▲ 한 수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하루 30여건 이상의 과외 광고글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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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1.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경영학과 4학년인 송모(25)씨는 두 달 전 과외중개 사이트에 가입해 열심히 문자홍보를 했다. 하지만 번번이 학생과의 문자 대화만으로 그쳤다. 송씨는 "불황 탓인지 과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푸념했다.


#2. 모 대학 영문학과 3학년인 김모(24)씨는 아예 과외 구하는 것을 포기했다. 학교 인근 과외알선 업체를 통해 몇 차례 과외자리를 소개받았던 그는 학부모들의 '간보기(일명 시범과외)'에 지쳐버렸다. 김씨는 "과외로 돈 벌기를 바라던 희망이 사라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3일을 기준으로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겨울방학에 들어갔지만 대학생들의 과외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사교육 불황의 여파로 과외시장 또한 찬바람을 맞고 있는 것. 게다가 업계에선 과외전문 교습자가 이미 과포화 상태라 대학생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직업과외 선생님들만을 모아 중개 사이트를 운영 중인 C업체 대표 이모(37)씨는 "현재 전국의 개인과외 교습자수는 약 16만800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과외를 한 번이라고 해봤거나 앞으로 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가 2~3배에 달할 것으로 본다"며 "5년 전과 비교해 과외자리를 알아보는 선생님수는 늘어난 반면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수는 감소해 공급과다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과외교습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 대학생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더 좁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개인과외 신고를 한 교습자는 1만5434명이다. 이는 2009년 1만2843명, 2010년 1만3503명 보다 높은 수치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교육청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재학 중인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제외한 모든 개인과외 교습자가 신고를 하게 돼 있다. 하지만 미신고자가 많아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1000여개를 넘은 온라인 과외중개 사이트도 포화 상태에 이르긴 마찬가지다. 랭키닷컴 조회 결과 가장 방문자수가 많은 S사이트에서는 지난 석 달간 선생님 신규가입자 수가 평균 2700여명에 달했다. 12월 들어 14일 현재까지 가입한 선생님 수도 1300명을 넘어섰다. 과외 공급량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는 증거다.


또 다른 중개업체인 G사이트의 관계자는 "수능시험이 끝난 데다 대학생들의 방학시즌이 시작돼 가입자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거래 성사율에 대해서는 "우리는 중개만 할 뿐 구체적인 합의는 선생님과 학부모가 결정하는 일"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여대생 허모(22)씨는 "과외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첫달 수업료의 50~100%의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업체 알선을 받은 친구들이 많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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