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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사채빚까지"…'벼랑끝' 내몰린 학원가의 씁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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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기야 사채빚까지"…'벼랑끝' 내몰린 학원가의 씁쓸한 현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H 보습학원 수업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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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올해 환갑을 넘긴 노모씨는 한때 잘나가는 초등 보습학원 원장이었다. 200여명이 넘는 학생들로 늘 활기가 넘쳤던 학원은 갑작스런 경기침체와 원생수 감소로 지난 10년간 급격하게 경영사정이 악화됐다. 급기야 3년 전 파산단계에까지 이르자 노씨는 사채를 써 남은 빚 일부와 교사들의 급여를 정산한 뒤 인근의 허름한 건물에 공부방 하나를 차렸다. 하지만 현상유지도 어려운 수익으로 사채빚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그는 현재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교육수요 감소, 정부의 사교육 정책 등 3중고로 인해 전국 중소학원들의 신음소리가 날로 더해가고 있다. 특히 '학원교습비 상한선 규제', '학원신고포상금제(일명 학파라치제)', '학원 교습시간 규제' 등의 사교육 정책으로 학원가의 자율성과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또 18대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선행학습 금지', '일몰 후 사교육금지' 등의 정책 또한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서 초중 보습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문호 원장(48)은 8일 "현재의 학원경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라면서 "매물도 쏟아지지만 거래가 안돼 보증금만 까먹고 있는 학원이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조 원장은 학원과 공교육을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정부의 방침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지 우리의 밥그릇을 빼앗기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마치 학원만 때려잡으면 공교육이 되살아난다고 믿는 그릇된 잣대를 통째로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합법적으로 인가받은 학원들의 숨통만 조일 뿐 정작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과외 및 미인가 공부방 규제에 있어서는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파라치제가 실시된 지난 2년간 신고로 적발된 건수의 56%는 교육청에서 허락을 받지 않고 교습소를 운영한 미인가 학원 및 과외방이었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미인가 교습소 등을 학원이라고 부르며 싸잡아 규제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정식으로 허가 받고 운영하는 우리만 죽어난다"고 말했다.


학원 운영이 어려워지니 학원교육자들의 살길도 막막하다. 지역마다 편차는 있지만 프랜차이즈형 대형 학원이 아닌 중소학원의 경우 주5일 하루 8시간 근무인 전임강사의 경우 평균 15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아간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는 액수다.


악화되는 경영환경으로 인해 돈줄을 조일 수밖에 없는 원장들의 입장과 최대한 돈을 많이 받고 싶어하는 선생님들의 입장 대립도 주요 갈등요인으로 작용한다. 조 원장은 "4대보험 의무가입, 퇴직연금, 학원보험가입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 반면 수익구조는 날로 무너져가고 있기 때문에 많이 드리고 싶어도 못드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금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질수록 학원 밖 과외시장으로 유출되는 교육자 인력 또한 상당하다. 학원에서 원하는 만큼의 임금을 받을 수 없는 교육자들은 제작기 과외와 공부방 등을 운영하며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키워나간다. 집계도 되지 않고 세금도 부과하기 어렵다.


조 원장은 "첫달 과외비 100%를 수수료로 다 가져가는 불법 과외브로커들이 난립하고 고급 교육인력들이 과외시장으로 다 빠져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눈 가리고 아옹'식의 규제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방과후학습이나 강제자율학습등은 교육수요자(학생)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비합리적인 처사"라며 "급우간 폭력 문제 등 아이들이 학교에 오래 머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현실을 무시한 채 교육정상화라는 명분으로 또 다른 학교지옥을 만들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장인서 기자 en130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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