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교수의회 6일 첫 전체 총회열어..대학발전위원회도 구성하기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사상 첫 교수총회를 연 고려대 교수들이 내년 3월까지 총장의 신임을 묻고, '대학발전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재단적립금 투자 손실 문제, 대학평가 순위 하락, 재단 지배구조와 관련한 논란 등 일련의 사태로 고려대의 위상이 추락했다고 판단한 교수들이 직접 나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고려대 교수들의 대의기구인 교수의회는 6일 저녁 서울 안암캠퍼스 과학도서관에서 '고려대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이사장·총장과의 대화 및 대책 강구'를 안건으로 전체총회를 열었다. 교수 총회가 열린 것은 1989년 교수의회가 창립한 이래 처음이다. 교수의회는 올 초부터 여러 차례 성명서나 대자보 등을 통해 현재 상황에 대한 개선을 학교와 재단에 촉구해왔다.
교수의회는 "대학발전의 총체적 동력과 의지가 실종됐고, 학교재정 전망이 극히 비관적이며, 국내외 대학평가와 입시에서는 부끄럽게도 초유의 위상추락을 겪고 있다"며 "재단과 본부의 무능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으며 학내의 민주적 소통구조도 언제부턴가 사라졌다"며 이번 총회 개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총회는 전체 교수 1488명 중 과반 이상인 약 760명(53.3%)이 참석했다. 대다수는 위임장으로 출석을 대신했다. 오후 6시에 시작한 총회는 3시간이 넘게 진행됐으며, 학교본부에서는 강선보 교무부총장과 명순구 교무처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교수의회는 김병철 총장과 김재호 학교법인 교려중앙학원 이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참석을 요청했지만 불참했다. 학교측은 "김 총장이 일정으로 인해 현재 미국에 있다"고 밝혔다.
총회에서 나온 안건은 크게 세가지다. ▲총장과 이사장에게 공개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받고 ▲내년 3월까지 총장에 대한 신임을 물으며 ▲대학 발전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는 등이 주내용이다.
앞서도 교수의회는 총장과 이사장에게 10여가지의 항목에 대해 공개 질의를 보냈다. 법인이사장에게는 '고위험 투자자산 ELS의 손실 실태'와 '현대차 경영관 기부금중 법인에 입금됐던 기부금 현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총장에게는 연차적인 학교발전계획과 연도별 순수모금액 공개와 세종캠퍼스 활성화 방안 등을 밝힐 것을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
올 초 고려대학교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재단 적립금을 고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교수의회는 재단에 도의적, 법적인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김정배 이사장이 임기 2년을 앞두고 5월에 사퇴했다.
교수의회는 지난 10월에도 '법인 문제에 대한 교수의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법인의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운영, 재정 손실, 비정상적인 회계 처리 등을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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