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STX그룹이 주력 계열사를 매각 대상에 올리는 초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STX그룹은 주력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을 매물로 내놓은 데 이어 핵심 조선ㆍ해 양 생산기지인 STX다롄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14일 STX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은 뒤 이후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대상으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STX그룹은 지난 12일 양대 축인 조선ㆍ해운사업 중 해운 부문인 STX팬오션을 떼 내고 조선 쪽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력 조선 생산기지인 STX다롄 매각이 실현될 경우 조선산업에서 STX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STX다롄은 생산기지 면적이 500만㎡에 달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600만㎡)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 규모다. STX조선해양이 진해와 부산에 100만여㎡ 규모의 생산기지를 갖고 있긴 하지만 대형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만들기에는 부족하다.
올 초부터 조선업계에서는 STX다롄이 팔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많은 이들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TX가 STX다롄의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조선ㆍ해운 시황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차입금 상환 압박은 점점 STX의 목을 조여 오는 것이다.
STX는 당초 STX다롄의 상장을 추진했으나 글로벌 시황이 워낙 안 좋아 상장을 포기하고 일부 지분 및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STX는 일단 STX다롄 지분 30~40%를 파는 방안을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다. 그러나 조선 경기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경영권도 없는 지분을 살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결국 경영권 매각이 아닌 단순 재무적투자자를 찾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STX는 지난 6일 STX에너지 지분 43.1%를 일본 오릭스에 넘겼고 유럽 자회사인 STX OSV 매각도 진행 중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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