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대우건설의 해외 수주 실적을 들여다보면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신규 시장 진출과 공종의 다양화이다.
대우건설이 지난 4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공사인 PDVSA와 체결한 석유수출시설 건설 양해각서(MOU)는 우리나라의 건설회사가 중남미 시장 진출 이래 가장 큰 규모인 1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수엘라의 대표적인 중질유 산유지역인 오리노코 유전밸트를 중심으로 개발하는 이 사업은 사업의 성격은 일반적인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으로 보이지만, 험난한 지역과 기후환경, 방대한 지역의 공사 규모 등으로 매우 어려운 진행이 예상되는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아프리카의 오지 나이지리아에서 30여년간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해 온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석유수출시설 건설 사업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수출시설 건설 MOU를 통해 대우건설은 중남미 지역으로 시장 확대에 성공적인 출발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중남미 지역으로의 수주 역량 강화를 위하여 콜롬비아 보고타에 올해 첫 지사를 설립했으며, 베네수엘라 사업의 진행을 위해 조만간 관련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2012년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지역으로 중남미 지역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공사 수주에 나서고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수출시설 건설 MOU가 시장다변화의 신호탄이었다면 대우건설이 6월 알제리에서 수주한 엘하라쉬 하천복원사업은 공종다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 중심을 관통하는 엘하라쉬 하천은 수십년간 방치된 각종 쓰레기로 인한 토양오염과 공장폐수 유입 등으로 개선이 시급한 곳이다.
대우건설은 죽음의 강으로 불리는 엘하라쉬 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휴식·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환경사업 공사를 수주했다. 특히 이 사업은 국내기업의 하천복원사업의 첫 해외 진출 사례라는 의미와 더불어 한강종합개발사업 등에서 수십년간 쌓아온 환경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알제리와 수의계약 형식으로 수주한 민-관 협력 사업의 성공적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또 올해 해외 건축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5개 공사, 6억20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3월에는 싱가포르에서 발모랄 콘도미니엄 공사를 수주하면서 동남아시아 최대 건축시장인 싱가포르 시장에 11년만에 재진출하고, 9월에는 추가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공종다변화를 위해 기존의 석유(Oil)와 가스 플랜트 중심의 수주에서 항만, 컨테이너터미널, 조선소와 같은 대형토목공사와 호텔, 인텔리전트 빌딩과 같은 고급 건축물 공사, 아파트와 같은 주택공사 등 다양한 공종의 공사 수주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양적·질적 성장을 이룬 대우건설은 올해에는 이보다 약 30% 늘어난 64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다. 거점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 재진출 및 다변화로 신규시장에서의 수주를 확대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공격적 전략이다.
올해 현재까지 대우건설은 기존에 수행하던 공사에서 추가로 계약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38억1800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거점시장에서 초대형 공사의 계약이 연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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