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국 경제지표 호조로 인한 비철금속 가격 오름세도 관련주 주가 상승을 유도했다. 반면 이탈리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에 의해 불확실성이 대두된 것은 악재로 작용하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0.11% 오른 1만3169.88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도 1418.55로 전일 대비 0.03%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0.3% 상승한 2986.96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 의회 부채감축 협의기구 슈퍼위원회 공동의장이었던 어스킨 볼스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절벽 협상이 연말 이전 타결될 가능성이 40% 정도로 이전보다 높아졌다"며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0.1% 증가했다. 10월의 9.6%보다 상승세에 속도가 붙은 셈이다. 11월 소매판매도 작년동기대비 14.9% 증가했다. 덕분에 비철금속 가격이 7주 최고치를 기록했고, 관련주 상승세가 증시 오름세를 이끌었다.
케멍 카날 트러스트의 수석 투자책임자 톰 월스는 "중국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며 "재정절벽 관련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오름세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휴렛패커드(HP),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1.7% 이상씩 오르며 강세를 주도한 반면 홈디포와 통신주 버라이즌은 크게 떨어졌다. 맥도날드는 11월 글로벌 판매량이 2.4% 증가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1.1% 가량 상승했다.
글로벌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보상 비용이 13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3% 가량 하락했다. 글로벌 여행사 프라이스라인닷컴은 도이치방크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해 5% 가량 빠졌다.
◆몬티 총리 사퇴는 유로존에 충격= 몬티 총리의 사퇴 표명으로 이탈이아 시장은 국채 금리가 급등(가격 폭락)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등 혼란에 빠졌다.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29bp(1bp=0.01%) 오른 4.8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2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도 39bp오른 292bp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11월19일 이후 최고치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5.56%로 11bp 올랐다.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는 전일대비 2.2%(345.21포인트) 하락한 1만5354.01로 장을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유로존 각국 외무장관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EU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하려고 방문한 브뤼셀에서 "이탈리아가 지금 개혁 이행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이탈리아의 개혁 지연은 EU 전체에 충격을 야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이탈리아가 새로운 신뢰를 얻기까지 그가 한 일은 이탈리아에 매우 중요했다"며 "이를 포기하는 것은 유로존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 금, 구리↑= 국제유가가 5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 1월만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대비 37센트(0.4%) 내린 배럴당 85.5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올해만 14% 가량 하락한 상태다.
반면 구리와 금값은 모두 올랐다. 경기에 민감한 국제 구리 가격은 중국 경기지표 호조에 힘입어 7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상품거래소(COMEX) 3월만기 구리 선물은 전일대비 1.2% 오른 파운드당 3.7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19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소재 스탠다드 은행 애널리스트 레온 웨스트게이트는 "중국 경제지표가 비철금속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금값도 8월 이후 처음으로 사흘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FOMC에서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금값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2월 만기 금 선물은 전일대비 0.5% 오른 온스당 1714.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금이 사흘 연속 오른 것은 지난 8월27일 이후 처음이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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