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프랑켄슈타인으로 만든 것은 애플"

하버드경영대 연구원 기고문 화제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애플 스스로 삼성전자를 자신들을 위협하는 '프랑켄슈타인'으로 키웠다. 결국 애플이 현재 삼성전자의 성공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

최근 미국 정보기술(IT)업계에서 하버드경영대학 성장·혁신포럼의 제임스 올워스 연구원의 칼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IT전문 블로그 아심코에 올워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가하는 실제 위협'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올워즈는 여기서 "실제 위협은 디자인 모방이 아니라 부품 등에서 삼성전자에 아웃소싱을 하면서 다양한 경영 노하우가 전수되고 규모의 경제까지 이룰 수 있게 도와준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애플이 현재 삼성전자의 성공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며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최근 미국에서 제품을 제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그걸 고치려는 조치를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올워스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주도한 애플 기기의 디자인 혁신 부분은 초기 성공의 핵심 요소인 것은 맞지만 IT산업에서는 디자인 모방은 항상 있어온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현 CEO 쿡이 주도해온 제조와 판매 부분의 노하우가 장기적으로 애플의 핵심 장점"이라며 "이는 지난 15년간 애플이 밟아온 길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서는 모방이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애플이 아시아 납품업체에 광범위하게 의존하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가 세계 납품업체 관리를 포함한 제조와 판매부문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대량생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규모의 경제까지 갖출 수 있게 됐으며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며 "이는 델의 납품업체였던 아수스가 델에서 배운 각종 노하우를 토대로 무서운 경쟁자로 성장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올워스는 "애플은 주요 부품의 납품업체가 경쟁자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이미 경쟁자가 됐다고 판단되면 납품선을 바꾸는 게 최선"이라며 "그 방법으로는 다른 납품업체로 교체하거나 직접 제조하는 것 등 두가지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애플이 최근 미국에서 직접 제조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이중 두번째 방법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의 위협을 놓고 볼 때 애플의 이런 조치가 이미 늦은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애덤 스미스 연구소의 연구원인 팀 워스톨은 9일 포브스에 이 칼럼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성공과 관련한 그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흥미있는데다 부분적으로 맞는 내용"이라고 동의했다.

심나영 기자 s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