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영등포 쪽방촌의 희망가, "이젠 겨울이 두렵지 않다"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오는 20일 임시주거시설 1차 완공 앞둔 영등포 쪽방촌
박원순 시장, “주민들 삶의 터전과 뿌리 인위적으로 단절해선 안 된다”


영등포 쪽방촌의 희망가, "이젠 겨울이 두렵지 않다" ▲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 임시주거시설 외부 전경
AD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3층 높이의 해상 컨테이너 주변엔 모처럼 활기가 가득했다. 북새통을 이룬 주민들로 한파의 기세도 꺾였다. 빨갛고, 노랗고, 파란 옷으로 새 단장을 마친 영등포 쪽방촌 사람들도 더 이상 겨울이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411-28번지 영등포역 고가차도 아래로 희망이 지펴졌다. 서울시의 '영등포동 쪽방촌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된 이후 1차 36가구 주거시설이 오는 20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6일 현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수 있게 돼 정말 기분 좋다"며 말을 건넸고 입주민들은 "고맙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여기저기서는 박수도 터져 나왔다.


박 시장은 곧장 시설점검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첫 번째로 들른 곳은 빨간색 컨테이너의 7호실이었다. 4.5㎡ 남짓의 내부에는 좁은 잠자리와 선반, TV, 신발장 등이 켜켜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등포 쪽방촌의 희망가, "이젠 겨울이 두렵지 않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 임시주거시설을 방문했다. 박 시장이 한 입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입주민들은 박 시장의 손을 잡고 놓을 줄 모른 채 얼굴 가득 미소를 띄웠다. 한 입주민은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걸 다 만들어 줘 고맙다"며 "올 겨울은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박 시장 역시 바닥과 천장 등 내부 곳곳을 세심히 살피고 미비한 점과 불편한 점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연이어 18호실과 32호실을 점검한 뒤에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바로 옆 시범사업 대상 건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복도는 성인 두 사람이 겨우 빠져 나갈 정도로 비좁았고, 지하로 통하는 계단은 금방이라도 머리가 닿을 듯을 가파르고 낮았다. 공사 초기단계인 탓에 주변은 어지러운 상태였다. 오는 2014년 바로 이 공간까지 리모델링 사업이 마무리 되면 295가구의 새로운 주거지가 탄생하게 된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입주민들과 인근주민들의 휴게실인 커뮤니티 시설을 찾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박 시장을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커뮤니티 시설은 북카페와 운동기구, TV 시청 등을 갖춰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마련된 휴게장소다.


영등포 쪽방촌의 희망가, "이젠 겨울이 두렵지 않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 임시주거시설을 방문했다. 박 시장이 커뮤니티 시설을 방문해 입주민, 인근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손을 건네며 박 시장은 "제가 손이 차가워서…"라고 양해를 구하며 주민들과 눈을 마주쳤다. 그는 이어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한 주민이 "나이 든 사람들이 누워 쉴 수 있도록 소파 같은 게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박 시장은 "신발을 벗고 들어와 누워 쉴 수 있으면 좋겠다"며 "허리 아픈 어르신들을 위해 등받이가 있는 의자도 둬야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지는 입주민들의 요구에는 "너무 잘 해놓았다가 너도 나도 다 오시겠다는 거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시장은 "홍콩에 갔더니 거기는 도시 한복판에 임대주택이 들어서 있더라"며 "무작정 좋은 곳을 만들어 주기 보다는 그들의 생업과 삶의 관계 등을 이해해 도시를 재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쪽방촌 주민들의 삶의 터전과 뿌리를 인위적으로 단절시켜선 안 된다"며 "도시 재생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정책이 마련될 때 서로가 만족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회에 걸쳐 나눠 진행되는 1차 시범사업은 내년 1월경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95가구에 대한 주거시설을 마련하는 한편 오는 2013년 100가구, 2014년 100가구를 추가로 조성해 사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