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최근 세계 경제의 가장 큰 화두는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미국의 '재정절벽'이다. 글로벌 증시는 재정절벽 협상 여부에 따라 일희일비 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의 큰 손들은 미국의 재정절벽이 세계 경제에 '그랜드 캐니언 급'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그러나 재정절벽을 다루는 다른 국가들의 언론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미국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조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간지인 인민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미국의 문제는 미국이 좀 알아서 하라"고 주문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은 최근 촉발된 글로벌 위기와 재정절벽 문제가 마치 다른 국가들의 책임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세계 경제에 가장 많은 영향과 책임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미국인 만큼 솔선수범해서 문제해결에 앞장서라"고 꼬집었다.
독일의 언론들은 미국과 그리스를 비교하며 "미국이 그리스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대선기간동안 미국은 유럽식 경제체제의 실패를 들면서 그리스를 마음껏 조롱했다"며 "그러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미국이 과연 그리스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리스의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미국은 외부의 원조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의 다른 주간지 디 차이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경제의 국가개입을 정당화하는 케인스주의의 승리"라며 "문제는 단순한 재정절벽이 아니라 미국의 취약한 경제 시스템"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러내놓고 재정절벽 해결에 대한 미국 공화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FT는 최근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10년간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세금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은 논의도 해보지 않고 이를 거부하기 바빴다"며 "선거에서 진 공화당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협상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는 "미국의 정치제도는 재정절벽에 대한 양당의 극적인 합의를 이뤄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체성을 상실한 채 비슷해지고 있어 양쪽 모두 재정절벽 문제에 더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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