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해외진출을 활발히 꾀하고 있는 알앤엘바이오가 미국 시장에서 갖가지 잡음을 겪으며 고전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에게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하는가 하면 최근엔 미국 협력사와 법적분쟁에 휘말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회사 측은 원만한 해결을 자신하고 있으나 연이은 돌발 악재에 곤욕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6일 알앤엘바이오(이하 알앤엘)에 따르면 미국 협력사 셀텍스테라퓨틱스(이하 셀텍스)는 알앤엘과 휴먼바이오스타를 상대로 지난달 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휴먼바이오스타가 셀텍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맞대응이다.
알앤엘과 셀텍스는 지난해 초 3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셀텍스는 알앤엘의 성체줄기세포 보관 사업을 미국서 수행하기 위한 것이고, 알앤엘은 셀텍스를 교두보 삼아 미국 진출을 노리려는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문제는 중간에 낀 '휴먼바이오스타'라는 업체다. 알앤엘은 미국서 줄기세포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에 설립한 휴먼바이오스타에게 기술이전 등 실질적 작업을 담당하도록 했다. 계약 당시 휴먼바이오스타는 알앤엘의 자회사였다.
휴먼바이오스타는 기술을 이전하는 업무 외, 셀텍스 현지 고객의 줄기세포를 분리ㆍ배양ㆍ보관하기도 했는데, 이 비용을 둘러싼 의견차이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셀텍스 측은 "휴먼바이오스타는 알앤엘의 자회사인데다, 줄기세포 분리ㆍ배양ㆍ보관 업무는 기술이전 계약 내용에 포함된 것으므로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휴먼바이오스타는 "계약 당시와 달리 알앤엘과 무관한 독립 법인이 됐고, 해당 업무는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별도의 서비스"라고 반박하며, 줄기세포 보관료로서 하루 6000달러씩 총 1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셀텍스 측은 "휴먼바이오스타가 기술이전에 소극적으로 나온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한국의 알앤엘 측은 "줄기세포 보관료 문제는 휴먼바이오스타와 셀텍스간 해결해야 할 일이며, 알앤엘은 기술이전 등 계약 내용을 성실히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셀텍스는 계약내용에 포함된 로열티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사간 분쟁은 법정에서 다뤄질 일이지만, 세계 최대 시장으로의 진출이 절실한 알앤엘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임에 틀림없다. 회사 관계자는 "셀텍스와 협력관계가 잘 진행됐다면 타 업체로의 기술이전도 활발해졌을 텐데 다소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셀텍스가 약속한 3000만달러 기술이전료는 (지분취득 방식 등으로) 모두 완납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선 7월 미국 거주 한인 6명은 알앤엘과 휴먼바이오스타 등을 사기죄로 고소한 일도 있었다. 이들은 줄기세포 치료제가 '나이를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는 식의 허위 정보를 제공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에 대해서도 알앤엘 측은 "회사 측이 크게 불리하지 않은 사안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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