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켓)발사를 위한 준비를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군당국이 예측한 진행속도보다 1~2일 빠르다.
4일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평북 철산군 동창리 발사대에서 지난 3일 1단 로켓장착을 마치고 4일 2단로켓 장착도 마친 상태다. 현재 ~3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은하-3호'의 3단계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로켓을 발사대에 고정하는 지원구조물을 설치하고 전력 및 연료주입용 각종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이후 산화제와 함께 연료가 주입되고 연료 주입이 완료된 상태에서 최종 점검이 이뤄진다. 군 당국은이런 절차를 모두 진행하는 데는 1주일 정도 소요된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5일이면 3단까지 장착된 완성된 로켓이 발사대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진척되는 발사 작업 일정상 7일에는 발사된 로켓을 추적하는 레이더와 계측장비, 광학카메라 등을 설치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발사대에 장착된 로켓의 기술 점검이 진행되고 8~9일에는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료가 주입된 후 발사일은 내부 일정과 현지 기상 여건 등에 따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렇게 발빠르게 미사일발사 작업을 마치는 것은 지난 4월 실패한 기술결함을 어느정도 극복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발사된 '은하-3호' 로켓은 추진연료가 고압으로 로켓 엔진 내 가느다란 연료관으로 뿜어지면서 관이 파괴돼 폭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로켓 엔진의 추진력을 보강해 주는 터보 펌프에 문제가 생겨 1단과 2단이 분리되지 않고 공중 폭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런 기술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란 등 해외 미사일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실패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또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발빠른 발사준비작업에 대해 지도층이나 군부 측의 입김이 작업 현장을 독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노동당의 통제 강화와 리영호 전 총참모장 숙청 등으로 위축된 군부를 비롯한 최고 권력층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업적 쌓기를 위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서둘러 발사를 독려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김정일 1주기 조문단과 관련해 12일부터 다른 나라 인사들의 방북을 허용한다는 첩보가 있다"면서 "작업 속도나 해외 인사들의 방북 일정 등을 보면 내주 초나 중반에는 발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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