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켓)의 발사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 3단계로 구성된 미사일의 추진체 중 1단을 이미 장착한 정황이 포착됐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10~22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1단 로켓 추진체를 장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인 '은하-3호'는 1~3단으로 구성돼 있으며 크레인을 이용해 2~3단까지 전부 장착하는 데 사흘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를 위해서는 로켓을 발사대에 고정하는 지원구조물을 설치하고 전력 및 연료주입용 각종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이후 산화제와 함께 연료가 주입되고 연료 주입이 완료된 상태에서 최종 점검이 이뤄진다. 이런 절차를 모두 진행하는 데는 1주일 정도 소요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예고한 발사기간 첫날인 오는 10일 이전에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사 준비는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발사일은 기상 상황 및 북한 지도부의 결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발사 예상 날짜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지만, 다수 전문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1주기인 이달 17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 1주기를 맞아 추모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띄우면서 '백두혈통'의 적통인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 충성심을 결집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17일은 남한의 대선을 이틀 앞둔 시점이어서 반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일본 총선 역시 발사 준비 기간에 포함돼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의 항공고시보(Notice to Airman)에 따르면 장거리 로켓의 1단계 추진체는 전북 부안 격포항 서쪽 약 140㎞의 가로 36㎞, 세로 84㎞ 사각형 해역에 낙하할 것으로 보인다. 2차 낙하 예상지점은 4월 때 예고됐던 필리핀 동쪽 190㎞ 공해상 인근이다.
군 관계자들은 이번에 발사할 장거리미사일이 4000㎞ 이상을 비행한다면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개발의 문턱에 다다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보통 국제적으로 사거리 55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ICBM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거의 유사한 비행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단과 2단 추진체는 로켓의 추진력과 비행거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단 분리는 ICBM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며 "지난 4월 북한이 실패한 추진체 분리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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