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한 1단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군 당국은 정찰을 위한 전력을 모두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3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동향 감시를 위해 위성과 정찰기 등을 최대한 활용, 동창리 지역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기로 했다"며 "미측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궤적 추적 기능을 갖춘 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을 오키나와 공군기지에 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로켓 추진체의 낙하지점과 이동 경로 등은 지난 4월13일 발사했다가 궤도 진입에 실패한 '광명성 3호' 때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 은하 3호' 로켓은 길이 30m, 직경 2.4m로 지난 4월 발사된 것과 같은 크기로 추정된다.
현재 군당국은 미사일 동체가 동창리 소재 조립건물로 이동해 조립 및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고 발사대에 서 있지는 않은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 1~3단 미사일을 발사대에 세우고 원료를 주입하는 데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서해와 필리핀 인근 해상 등 미사일 예상 이동 경로 주변의 항로를 오가는 국내외 민항기 편수와 해상 운항 선박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해 이번 주 초 발표할 방침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북한이 2009년과 올해 4월 발사 때는 발사 예정 기간을 각각 5일로 계획했던 점과 달리 이번 발사기간은 10일 이상으로 계획했다. 날씨가 변수라는 것이다.
로켓이 발사될 예정인 동창리 기지는 발사예정 날짜에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액체 연료나 전력 장치 등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기온이 비교적 따뜻한 날을 골라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날씨를 길게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최적의 발사 날짜를 '택일'하기는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됐는지 미지수다. 북한이 이달 발사하겠다고 주장한 운반로켓은 지난 4월 공중에서 폭발한 미사일과 동일 기종인 '은하-3호'라고 밝혀 정밀도를 개선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13일 오전 7시39분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은 1~2분 정도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해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당시 미사일은 백령도 상공 최고 고도 151㎞ 위치에서 낙하하기 시작해 최종적으로 20여개 조각으로 분리된 것으로 관측됐다.
당시 군 당국이 레이더를 통해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한 결과 2ㆍ3단 본체는 3조각으로, 1단 추진체는 17조각으로 각각 쪼개졌으나 1단과 2단이 분리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힘들자 해외에서 로켓 엔진 연료공급장치 개선 등과 관련된 기술을 훔치거나 관련 기술자들의 밀입북 등을 추진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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