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내년 목표는 리그 2연패와 아시아 재패다. 말이 앞선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난 벌써 어떤 도전 스토리(Story)가 나올지 기대된다. 그 스토리가 모여 히스토리(History)가 된다면 더욱 기막힐 것이다."
최용수 감독이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감독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최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과분한 상을 받게 돼 '이게 아닌데'란 생각도 든다"라고 엄살을 부린 뒤 "올 시즌 함께 땀 흘린 15개 구단 감독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내가 올 시즌 크게 뭔가 잘했다기보다는, 구단 프론트와의 끈끈한 유대관계, 코칭 및 지원 스태프, 선수들의 노력이 삼위일체가 된 결과"라며 "이렇게 좋은 팀원들을 만나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대행 꼬리표를 뗀 첫해 예상치 못한 큰 결과가 나왔다"라며 감격에 젖었다. 이어 "내 지도철학은 선수가 주인공이고, 나는 조연이란 점"이라며 "31명의 우리 팀 선수 중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도 많은데, 이들이 꽃을 피우도록 하는 게 내게 주어진 임무"라고 밝혔다.
주변의 평가에 대한 솔직한 마음도 털어놨다. 그는 "'형님 리더십'이라고 많이 해주는데, 사실 형님 역할을 한 게 없어 좀 부끄럽다"라며 "항상 선수들을 믿고 의지하며,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현대 축구의 빠른 흐름을 좇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난 아직 부족한 지도자"라고 겸손해했다.
남다른 기록에 대한 자부심과 도전의식도 드러냈다. 최 감독은 "선수-코치-감독으로서 우승한 건 내가 처음으로 알고 있다"라며 "마찬가지로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것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없던 K리그 2연패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욕심이 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더불어 "상 받았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부린다고 볼 수도 있고, 말이 앞서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난 벌써 어떤 도전 스토리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라며 "그 스토리가 모여 히스토리가 된다면 더욱 기가 막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평범하다"라고 말하며 "올 한해 작년보다 나를 더 혹사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년엔 나의 대한 평가도 더욱 냉정하게 내려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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