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 측은 30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캠프 해단식 등 향후 행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회의를 주재했으며 안 전 후보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 본부장을 비롯해 조광희 비서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하승창 대외협력실장, 한형민 공보실장, 박인복 민원실장 등 10여명의 핵심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공평동 캠프 4층에서 회의를 했다. 4층은 원래 기자실이었지만 현재 철거 수순을 밟고 있다.
박 본부장은 회의장에서 나오며 기자들에게 "해단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상의했다"고 밝혔고 한형민, 박인복 실장 등도 "해단식 관련한 이야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향후 행보 등에 대해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한 실장은 "회의 참석자 중 '안 전 후보가 해단식에서 이런 메시지를 던져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 사람은 이메일을 통해 그것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태섭 실장은 "앞으로 뭐 먹고 살지 논의했다"고 밝혀 안 전 후보의 거취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 방안 등도 자연스럽게 회의에서 다룬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후보가 해단식을 분기점으로 문 후보를 도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기자들이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하기에 앞서 캠프 차원에서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안 전 후보가 그 부분과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에서 참모들이 앞서갈 수 없다"며 "후보가 결심하면 캠프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실었다.
안 전 후보 측은 이날 회의를 통해 다음달 3일 열리는 해단식의 대략적인 식순과 내용을 결정했다. 해단식은 안 전 후보의 발언과 캠프의 지난 66일 여정을 담은 영상물 상영 등으로 채워질 계획이다.
해단식에는 알려진 대로 캠프 실무진, 각종 포럼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그 외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캠프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박인복 실장은 "참석 인원을 5층에 다 수용하지 못하면 계단 등 바깥 공간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오늘 회의에서 해단식에 온 지지자들이 안 전 후보와 눈인사라도 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해단식을 앞두고 해단식 준비, 문 후보 지원과 관련한 실무 회의는 몇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 김성식,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유민영, 정연순 대변인도 현재 강원도 속초에서 캠프 공보실 관계자들과 워크숍 겸 송별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종탁 기자 ta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