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윤리 '경험'으로 배운다
매월 말일은 내가 남긴 악플 지우는 날
본지, 방통위, KISA 공동주최 '굿바이 악플' 캠페인
초·중·고교생 인터넷 윤리 체험해보니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매월 말일은 내가 남긴 악플 지우는 날입니다."
아시아경제신문과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 '굿바이 악플'에서 일일 악플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그동안 '교육'을 통해 올바른 인터넷윤리를 익혔다면 이제는 이용자가 스스로 악플을 '경험'하게 해 유해성을 직접 체험케 하자는 취지에서다.
광주 비아초등학교 학생 30명은 얼마 전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 있는 '인터넷윤리 체험관'을 찾았다. 무심코 남긴 악플이 상대방에게 어떤 고통을 줄 수 있는지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유해정보 퇴치 게임', '인터넷 윤리 자가진단' 등 인터넷윤리 체험 프로그램을 1시간 가량 체험했다. 욕설 섞인 악플을 받았을 때의 기분을 직접 느껴보고 누군가에게 좋은 댓글을 달았을 때의 감정도 공유했다.
비아초등학교 3학년 정세은양은 "인터넷을 하면서 친구들끼리 욕 배틀을 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쉽게 올렸던 습관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했고 동급생인 홍석진군은 "앞으로 댓글을 남길 때마다 내가 올린 댓글로 고통과 불편을 겪게 될 사람은 없을 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무심코 남긴 악플이 당사자에게 어떤 피해를 줄 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윤리 체험관은 지난 8월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 문을 열었다. 현재 여수 엑스포체험관, 부산 과학기술협의회체험관 등 전국 9곳에 확대 운영되고 있다. 올해 체험관을 찾은 방문객 수가 23만1000명에 이르는 등 호응도 높다.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이 주요 대상이다. 나이 어린 학생들이 별 생각없이 악플을 달아 생기는 언어폭력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사회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10대들의 경우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이용자가 전체 연령층의 네티즌 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체험전시관에는 다양한 인터넷 이용습관을 체험형태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청소년들이 창의적인 체험 활동을 통해 올바른 인터넷 윤리의식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진흥원은 앞으로 지하철이나 지역 문화 행사 등 전시관을 활용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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