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그림자금융’의 급성장으로 중국은행이 동반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며 은행의 책임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자 ‘중국 그림자 금융의 숨겨진 리스크’라는 기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그림자금융은 은행의 공식 대출채널 이외의 개인투자자와 대출업체 등의 모든 대출을 말한다.
컨설팅업체 샌포드 번스타인앤코에 따르면 현재 중국 그림자금융 규모는 약 20조 위안으로 중국 은행대출시장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2008년에는 단 5%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세다.
그림자금융 산업은 규제가 별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경기둔화로 대규모 부실대출이 발생하면 은행권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은행들은 민간대출업체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지는 않았지만 대출채권을 매각하거나 수수료를 받는 대신 민간대출업체에 투자를 홍보해주는 식으로 협력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부유층 고객들에게 중국내 최대 비은행 대출회사인 중국대출신탁(CCT)에 투자를 권유하는 대리인 역할을 했다. ICBC는 은행 예금이자보다 훨씬 높은 9.5~11.5%의 수익률을 약속했다.
ICBC는 성명을 통해 중국법상 대리은행은 개인 대출과 관련한 투자 리스크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ICBC가 CCT와 맺은 대리계약을 엄격히 이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샤오강 중국은행(BoC) 총재는 차이나데일리에 기고한 사설에서 “정상의 은행업과 그림자금융은 완전히 별개일 수가 없다. 두 시스템내 많은 기관들이 서로를 먹여살려주는 형국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피차 영향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사업부 중국 전략가 데이비드 쿠이는 “투자자들의 돈을 갚을 법적 책임은 CCT에 있지만 평판과 잠재적 사회안정 상의 이유 때문에 대출의 일부는 장래 사건발생에 따라 확정되는 책임인 ‘ 불확정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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