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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애플, 10년전 'MS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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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 닮았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기업운명 곡선

-아이폰·윈도 95도입후 급등
-5년도 채 안돼 최고점 찍어
-창업자 은퇴·사망에 급락
-후임 리더십 부재도 닮은꼴


무너지는 애플, 10년전 'MS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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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출생부터 성장까지 쌍둥이처럼 닮았다. 게다가 쇠락의 행보까지 묘하게 겹친다. 1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의 주가 그래프다. 양사 모두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한 후 5년간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창업자가 회사를 떠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최근 5년간 애플 주가는 10년전 MS 주가 추이를 빼닮았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뚝 잘라내면 두 회사의 주가 그래프는 오롯이 겹친다. 'MS의 데자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571.50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9.80포인트 상승했지만 고점 대비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 주기를 좀더 확대하면 과거 명성을 날렸던 MS의 주가 추이와 비슷한 흐름이 발견된다. 상장 직후 정체를 보이다가 급등, 다시 하락하는 양상이다.

무너지는 애플, 10년전 'MS 데자뷔'


MS는 1986년 상장 직후 주가가 정체했지만 1995년 PC 운영체제인 윈도 95를 발표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윈도 95는 윈도 시리즈의 모태로 혁신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세계의 PC 수요 급증을 견인했다. 3년 후 출시된 윈도 98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마침내 MS는 1999년 12월30일 장중 한 때 59.97달러를 뚫으며 시가총액 6163억달러를 기록, 미국 역사상 최대 기업에 올랐다. 상장 후 10여년간 요지부동이던 MS 주가가 10달러에서 60달러로 치솟기까지 채 5년도 걸리지 않았다.


MS에 윈도가 있다면 애플의 효자는 단연 아이폰이다. 1977년 상장 후 제자리걸음이던 주가는 2003년 음원 서비스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도입한 이후 100달러 선까지 올랐다. 서서히 상승하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이다. 아이폰은 애플 콘텐츠 생태계의 핵심인 앱스토어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대를 개척했다. 애플 주가는 700달러 가까이 상승했고 8월20일 시가총액 6235억달러로 13년 가까이 깨지지 않던 MS의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폰5 발표 다음날인 9월13일에는 장중 한 때 사상 최고치인 685.50달러를 경신했다가 9월21일 750.07달러로 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애플 주가가 100달러에서 700달러까지 치솟는데도 5년 가량 걸렸다. 첫 번째 MS 데자뷔다.


정점에 선 두 공룡 기업이 위기를 겪는 모습도 흡사하다. 위기는 창업자의 은퇴에서 시작됐다. 빌 게이츠가 회사를 떠나고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면서 MS와 애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MS는 2000년 빌 게이츠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IT 버블이 붕괴되면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애플도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고 한동안 주가가 상승하는가 싶더니 최근 하락세에서 허덕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주가가 하락하던 2000년과 2012년 엉터리 제품으로 악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MS는 잦은 오류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윈도 미(Me)로 혹평을 받았고, 애플은 지도 결함으로 논란을 빚은 iOS6를 발표하며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사과를 하는 굴욕을 맛봤다. 두 번째 MS 데자뷔다.


창업자의 바통을 이어받은 신임 리더들의 리더십 부재도 닮았다. 'MS=빌 게이츠' '애플=스티브 잡스'로 인식될 정도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내부 조직을 이끌었다. 그러나 후임인 스티브 발머와 팀 쿡은 조직 관리에는 강점을 드러냈지만 창업자처럼 조직 장악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스티브 발머는 내부 직원들의 극심한 반발로 혼란을 겪고 있다. 미국 취업사이트 글래스도어가 MS 전ㆍ현직 직원의 CEO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발머 스티브 발머는 전체 직원의 40%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팀 쿡도 핵심 임원이자 iOS의 책임자인 스콧 포스털 경질 사례에서 보듯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 번째 MS데자뷔다.


업계는 주가 대폭락 직전의 MS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애플이 MS 추락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반전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팀 쿡은 아이폰5의 화면을 4인치로 확대하고 휴대성을 대폭 개선한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는 등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협력사 명단을 공개하고 기부도 확대하는 등 새로운 기업 문화도 구축 중이다. 포스트 잡스의 불안전했던 리더십을 재설립하려는 자신만의 처방전이다. 게다가 아이폰5와 아이패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반전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주가 추이는 MS의 데자뷔를 연상시킬 정도로 유사하다"며 "애플이 최근 스티브 잡스의 DNA를 버리고 새로운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MS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애플만의 주가 흐름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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