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단일화 이후 민주당이 안철수와 지지자 끌어안기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25일 자신이 소속된 민주당을 향해 독설을 쏟아냈다.
4선 중진의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오! 안철수’라는 제목의 ‘대선일기’에서 “50년 전통, 100만 당원, 127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민주당이 단 하루도 국회의원 세비를 받아본 적이 없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 대선 승리의 키를 구걸하게 됐는가”라며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 후보의 후보직 사퇴로 일단락 된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다. 그의 날선 충고가 '당내 자성의 목소리'라는 시각도 있지만 예기치 못한 사퇴로 안 후보를 내심 지지했던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출구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또 “민주당이 웃음 뒤에 숨어 연민의 찬사를 침이 마르도록 내뱉고 있다”면서 “오늘의 자화상이 부끄럽고 우리들이 하는 말이 메스껍다”고 독설했다. 그는 “(민주당은) 맏형의 자리를 내놓고 끝까지 적합도와 여론조사 대비 착신전환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선거는 역시 조직이라는 등식을 신주처럼 모시지 않았던가”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단일화 과정에서 단 한사람의 의원도, 당원도 문재인 후보가 양보를 해서라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 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면서 “단일화정신은 어디로 가고, 이러고도 당이 온전한 정당이라 할 수 있느냐. 민주당은 진즉 죽었다”고 몰아세웠다.
김 의원은 또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안철수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면서 “단일화정신은 지지율과 적합도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의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을 고백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안 후보를 향해서는 “정신적으로는 이미 우리의 야권단일후보가 되고 정신적 대통령이 됐다”며 “권력은 특권이나 지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 의원은 또 자신을 “제명해다오”라고까지 했다. 이와 관련,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본인이 탈당을 하면 될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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