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범 기자]배우 이태성이 이미 유부남이란 사실이 공개됐다. 이태성 외에도 연예계에는 이른바 ‘숨은 아빠’ 혹은 ‘숨은 유부남’ 법칙이 있다. 직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개인사를 밝힐 수 없는 이들 연예인이 자신의 처지를 공개한 뒤 오히려 대중들의 지지를 얻어 더욱 인기를 끄는 것을 말한다.
아마 최근까지의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이 부분 ‘원조’는 배우 윤다훈일 것이다. MBC 시트콤 '세친구'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2000년 그는 "군 복무 시절 만났던 여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딸이 생겼다. 지금 고등학생이다"고 고백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누구보다 딸 자랑을 서슴치 않는 모습에 대중들은 큰 지지를 보냈다. 그의 딸은 최근 연기자로 데뷔한 남경민이다. 부전녀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멋드러진 부녀지간이다.
청춘스타로 인기를 끈 배우 김승현 역시 숨은 아빠 중 하나다. 2003년 한 창 인기를 끌던 시기에 세 살 배기 딸을 둔 사실을 공개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연예계와 대중은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케이블채널 및 여러 프로그램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가장 최근에는 배우 재희가 ‘숨은 유부남 겸 아빠’란 사실을 공개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 집’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던 그다. 하지만 군복무 뒤 복귀한 연예계에서 슬럼프에 빠졌다. 그렇게 힘든 시절 만난 이가 지금의 아내란다. 한 여성지가 ‘사실혼’ 관계를 보도하자 재희는 즉각 “혼인신고와 출생신고까지 마친 상황이며 결혼식도 올릴 예정이다”고 당당하게 고백했다. 재희의 아내는 재희가 부상으로 힘들었던 시기 옆에서 따뜻하게 지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예계에서 ‘유부남’ 혹은 ‘애아빠’란 타이틀은 곧 추락의 지름길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느낌도 분명 달라진 것 같다. 솔직한 고백과 가장으로서의 책무를 보이는 책임감, 그리고 행복한 모습에 대중들도 대리 만족을 느끼며 더욱 큰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추락이 아닌 이제 상승의 지름길이 됐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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