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버스 대란 아닌 '부실 정치 대란'이었다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정치에 길막힌 '출근길 1시간'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김효진 기자] '택시 대중교통 법안'에 반발해 22일 밤 12시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 버스 운행 중단이 일단락됐다.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버스업계가 1시간 운행 중단 후 오전 7시 20분부터 전면 재개하면서 본격적인 출근시간 교통 대란은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운행재개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이 택시승강장으로 몰려 택시가 오지 않아 30분 이상 발을 동동 구르거나, 파업소식으로 월차를 낸 직장인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다행히 '출근대란'은 피했지만 이번 사태는 '부실 정치 대란'을 보여줬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을 충분한 검토와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 개정을 밀어붙여 큰 혼란을 줬다는 지적이다.

◆택시승강장 대기줄 '진풍경', 30분 이상 기다려= 출근시간대 버스 운행은 원활해졌지만 일부 직장인들은 미리 월차를 쓰거나, 아침 일찍 택시 승강장으로 시민들이 몰리면서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기도 일부 지역 승강장은 오전 6시가 채 안 돼 택시를 타려는 '대기줄'이 10여m까지 이어졌지만 택시가 오지 않아 30분 이상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과거 사라진 합승이 눈에 띠기도 했다. 일부 택시들은 경기도가 이날 오전 6시부터 무료 운행토록 했으나, 이를 어기고 택시비를 받아 혼란을 일으켰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출근하는 조 모(남ㆍ30)씨는 "버스파업 철회소식을 미처 듣지 못한 사람들이 자가용을 많이 끌고 나와서인지 평소보다 도로가 많이 막힌다"며 "1시간 30분가량 걸리던 출근길이 2시간으로 늘어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 하는 김소진(여ㆍ34)씨는 "분당에서 같이 출퇴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오늘 월차 낸 사람도 많다"면서 "혹시 몰라 지하철을 탔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1.5배는 많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택시, 대중교통 인정만이 해법인가?= 이번 '택시 대중교통 법안'은 국회의원들이 택시가 노선버스와 마찬가지로 대중의 이동수단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해 상정된 것이다. 이같은 개정안은 17대, 18대 국회에서도 3건, 6건씩 제안된 바 있지만 임기만료 폐기되다가 19대 들어서는 비슷한 내용으로 5차례 제안돼 이번에 법사위가 통과시켰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며 일단 총리주재 긴급 장관회의를 열어 본회의 상정보류를 여야에 요청키로 했다.


국회의원들이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보는 시각은 저렴한 기본료와 전국에 25만대로 늘어난 택시 대수에서 비롯됐다. 이는 또 법안택시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게 법 개정을 추진하는 의원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택시 기사들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측은 "택시종사자들의 열악한 여건을 고려해 버스처럼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의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 모씨는 "감차와 불법도급제 근절 등이 근본적이 해결책인데, 이번 법안이 얼마나 종사자들에게 혜택을 줄지 의문이며 사업자만 배부른 제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치권 뒤늦게 허둥지둥= 법안 개정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치권은 버스 파업이 현실화되자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22일 버스파업 사태를 빚은 '택시 대중교통 법안' 문제와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숙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여야는 각자 법안 통과 방침에 대해 재검토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치밀한 검토 없이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이 문제를 원만히 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진희 기자 valere@
김효진 기자 hjn252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