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이자 인하+EFSF 확대로 그리스 도울수 있어..부채 탕감은 불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의 부채 감축을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소폭 증액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자신이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의 비공개 의원 총회에서 그리스의 부채 감축을 위해 EFSF 보증액 규모를 100억유로 가량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채무 이자를 낮추거나 EFSF 증액을 통해 그리스를 도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이들 두 가지 방안을 조합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부채 탕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의원 총회는 전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제금융 자금 집행 등 그리스 지원 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는데 실패한 후 이뤄졌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26일 다시 만나 그리스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그리스의 부채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120%로 맞추는 목표를 애초 2020년에서 2022년으로 2년 늦추는 것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특히 IMF는 유로존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그리스 부채에 대해 추가 탕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부채 추가 탕감에 대해서는 거부했다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메르켈은 "26일 논의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하나의 기적 같은 해법으로 하룻밤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메르켈은 한편 오는 22-2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EU의 2014~2020년 중기 예산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메르켈은 "우리가 내일과 모레 결정적인 합의를 이룰지 모르겠다. 필요하다면 내년 초에 다시 만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2007-2012년에 비해 5% 늘어난 총 1조330억유로의 예산안을 제출했으나, 영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국가가 예산의 대폭 삭감을 요구하고 나서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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