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3분기 실적 살펴보니···
-대상·빙그레, 소스-바나나맛 우유 덕분에 매출 호조
-원재료값 상승·입맛 변화에 동원·삼양식품 영업익 줄어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식품업계 3분기 실적 결과에 희비가 엇갈렸다. 주력 상품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기업이 있는 반면 원재료 가격 상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기업들은 4분기 실적 회복을 위해 신(新)전략수립에 돌입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상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45.3% 증가한 424억원을 기록해 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류ㆍ소스 등 주력 상품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실적이 두드러졌기 때문.
대상 관계자는 "스파게티 소스 점유율 1위 자리를 확고하기 위해 계속해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연 40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스파게티 소스 시장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점유율 4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효자 상품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서 올해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빙그레는 올 연말까지 8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심과 오뚜기 등도 빨간 국물 라면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농심은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해 3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오뚜기도 16% 늘어나 307억원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농심은 카프리썬 16.5%, 웰치 24.2%로 음료 부문 매출도 성장했다.
풀무원 홀딩스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풀무원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8% 증가한 16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9.3% 올랐다.
반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하거나 한 자리수로 증가한 기업도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적절한 시기에 반영하지 못했거나 주력 상품 매출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원F&B는 계속 해서 오른 가다랑어 가격 때문에 3분기 영업이익 2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4% 감소했다. 동원 F&B 관계자는 "원재료의 가격이 오르다보니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 같다"며 "10월 다랑어 가격이 소폭 하락해 4분기에는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은 수입 곡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5% 한 자리수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50.89%, 당기순이익이 305.28%늘어난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정성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원의 경우 참치 등 수산물 가격이 오른 것이기 때문에 가격 반영이 빨리 되었던 것이고 CJ제일제당은 이번 3분기에는 이미 비축해둔 원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원가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4분기 중반부터는 고가의 원재료가 투입되는 만큼 원가 부담이 일부 작용할 것이며 내년 1분기에는 식품업체들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력상품의 고전이 회사의 발목을 잡은 기업도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나가사끼 짬뽕' 대세에 힙입어 지난 8월 '나가사끼 꽃게짬뽕'을 출시했지만 하얀 국물 라면 시장이 쇠락하면서 영업이익도 감소치를 드러냈다. 삼양식품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6.2% 감소한 5억 1237만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4% 감소했다. 롯데햄과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롯데삼강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 때문에 가격 인상을 단행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높은 기업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식품부문 구조조정, 수익성 개선 작업 등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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