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연이은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CEO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야후가 드디어 제대로 된 선장을 만났다. 구글에서 영입된 마리사 메이어 CEO에 대한 시장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야후의 주가가 18개월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했다.
19일 뉴욕증시에서 야후는 전일대비 2.8% 오른 18.3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11년 5월 18.30달러를 기록한 이후 1년 반만에 최고치로 오른 것이다. 지난 주말 야후와 페이스북이 검색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모색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이 이를 공식 부인했지만 주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메이어 CEO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기대가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야후의 ‘턴어라운드’가 실적 등으로 확실히 드러난 것은 아니며, 메이어 CEO 자신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 헤지펀드인 타이거글로벌과 그린라이트캐피털은 지난 3분기 포트폴리오에서 야후 주식 보유분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콜린 길리스 BGC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펀드들이 야후를 다시 담기 시작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야후는 드디어 시장이 신뢰할 만한 적임자를 얻었으며 드디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생겼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래비티캐피털의 애덤 시셀 매니저는 “메이어 CEO 취임 후 야후에 구글 출신 직원들이 속속 영입되면서 부진하던 야후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면서 지난달 구글의 헨리케 데 카스트로 부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전격 영입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시장은 단순히 숫자로 나온 실적만을 보지 않고 인력 이동에 따른 발전 가능성에 표를 던지고 있다”면서 “메이어 CEO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이 사람들이 왜 구글을 떠나 야후로 왔겠느냐”고 반문했다.
세계 검색의 왕좌였던 야후는 후발주자 구글의 급부상과 광고수입 부진으로 2008년 제리 양 야후 창업자가 CEO직에서 물러났다. 후임 CEO로 캐롤 바츠 오토데스크 회장이 올랐지만 2011년 9월 실적부진 책임을 물어 전화 한 통화에 전격 해임됐고, 뒤이은 스콧 톰슨 CEO는 학력위조 사건으로 6개월도 안돼 낙마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밀려 이빨빠진 호랑이 취급을 받지만 그래도 야후는 월 방문자 수 7억명의 세계적 웹 포털이다. 7월 취임한 메이어 CEO는 야후의 온라인 사업을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다시 조정하는 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시장으로부터 올바른 방향의 청사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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