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모든 것 다 걸고 단일화 하겠다"
[광주=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18일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 다지기에 전력을 쏟았다. 호남이 야권 단일화 후보를 결정짓는 ‘저울지’인 까닭에 단일화 협상 파행으로 출렁이는 민심을 붙잡아보겠다는 계산도 반영됐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가까운 시일내에 만나 단일화 협상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 후보가 ‘단일화 회동’을 전격 제안한 것도 지난 5일 광주 전남대 강연장이었다. 때문에 안 후보의 이날 단일화 협상 재개 선언도 어느 정도 예측됐었다.
안 후보는 이날 낮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식당에서 지역 오피니언 리더 20여명과 가진 오찬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광주·전남도민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광주 방문이 끝난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문재인 후보와 직접 만나 단일화 협상을 재개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전남 지역 언론사와 합동인터뷰 자리에서 “단일화에 제 모든 것을 걸겠다”며 “후보등록일 전에 단일화 협상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협상 복귀 선언을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안 후보는 이날 호남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단일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단일화에서 필패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으로 읽힌다. 특히 ‘호남 사위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부부는 캠퍼스 커플로 지역감정이 없다”며 “처가가 전남 여수로, 많은 친척 분들과 호남 아픔에 대해서 이해하게 됐고 우리나라 지역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침체된 광주·전남지역을 살리기 위한 정책도 쏟아냈다. 주요 정책으로 ‘장차관 지역 할당제’, ‘지역인재육성책’, ‘광주은행분리매각’ 등을 제시했다. 그는 “여성인재 할당처럼 장차관을 지역 할당제를 통해 배분하는 ‘인사탕평책’을 쓰겠다”면서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반값등록금을 지역 이공계대학부터 실시하면서 지역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광주 은행을 분리매각해 지역에 돌려드리겠다”면서 “전남의 최대 숙원사업인 서남해 관광레저 도시개발 사업인 ‘J 프로젝트’를 새만금 프로젝트과 겹치지 않게 효과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조선대에서 열린 팬클럽 해피스 강연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부인인 김미경 교수도 동행했다. 안 후보와 김 교수가 행사에 함께 참석한 것은 김 교수의 고향인 전남 여수 방문 이후 처음이었다. 행사장에는 안 후보 지지자 3000여명이 참석했다.
안 후보는 “끝까지 국민만 바라보면서 이 길을 걷겠다”며 대권을 향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광주는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꿔왔다”며 야권의 심장인 광주를 추켜세웠다. 이어 “고 김대중 대통령은 ‘무엇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단일화에 대해선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씀 하셨을 것”이라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김 교수는 앞서 광주 광산구 송정 5일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이인남 작가’의 개인전을 방문해 ‘광주 스킨십’을 이어나갔다. 조선대 강연이 끝난 뒤 홀로 화순 5일장과 백양사도 방문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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