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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죽어가요" 3년간 사기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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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아들 림프종 환자로 둔갑 … 3년간 질병수당 1억5000만원 횡령


"아들이 죽어가요" 3년간 사기친 엄마 (출처: 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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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영국의 한 30대 여성이 자신의 아들이 치료가 불가능한 암에 걸렸다며 정부의 질병수당과 보조금을 받아오다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

무려 3년간 이웃과 가족들이 감쪽같이 속은 것은 물론 10살 짜리 아들도 자신이 암에 걸려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믿고 휠체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각) 영국 미러(The Mirror)지와 데일리메일은 글로스터셔 스트라우드에 사는 엠마 라 가르드(38)라는 여성이 지난주 법정에서 3년9개월 형을 언도받았다고 전했다.

그녀가 아들을 암 환자로 둔갑시킨 것은 4년 전인 2008년. 당시 여섯 살이었던 아들이 다리가 아프다는 말에 병원을 찾으면서 그녀의 사기 행각이 시작됐다.


병원에서 아들의 혈액검사 등은 모두 정상으로 나왔지만 엠마는 의사의 진단서를 위조했고, 남편에게도 아들이 면역체계에 치명적인 '악성림프종'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남편은 그날의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공장에서 12시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날, 엠마가 와인 한 잔을 내밀며 나에게 의사의 진단서를 보여줬다. 거기에는 몇 년 안에 아들을 잃을 수도 있다고 적혀 있었다."


엠마는 이후 지역 사회복지사 등을 만나 아들에 대해 상담하고 장애인 생활수당과 자동차 소유권 등을 주장했다.


학교 선생님들 역시 아이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학습 계획을 세웠다. 아이는 휠체어를 타고 등하교를 했고, 매사에 다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했다. 교실 바닥에 앉거나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은 절대 안됐다. 친구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금지됐다.


공원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뛰놀기 좋아했던 아이는 집 안에만 머물게 됐다. 먹는 것도 매우 제한적으로, 정해진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


한창 먹성이 좋고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나이의 아들은 답답해 하다 못해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유령처럼 지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엠마는 아들의 병세가 악화되고 있는 척 하기도 했다. 암 치료를 위한 화학요법으로 곧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아들의 머리를 삭발하고 눈썹을 밀어버렸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을 위해 여러 가지 색깔의 두건이 필요하다며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무려 3년간 지속되던 그녀의 거짓말은 2010년 의사 진단서의 맞춤법 하나가 틀린 것을 수상히 여긴 남편의 의심으로 밝혀지게 됐다.


엠마가 경찰에 체포된 후 남편은 "어떻게 그렇게 오랫 동안 속아왔는지 나도 모르겠다. 충격이 커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후회했다.


아들 역시 자신이 아무렇지 않는다는 걸 믿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아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아빠, 나한테 암이 사라졌어?"라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엠마가 자신의 범죄 행위를 인정한 뒤에는 그녀를 '악마'라고 표현하며 "3년 동안 나는 재미 있는 일들을 모두 놓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법정에서 엠마의 형이 확정된 날, 아들은 학교에서 축구와 하키를 하고 있었다. 이제 그는 특수환자식 대신 일반 음식을 먹고 있다.


엠마가 아들의 질병수당과 각종 보조금 명목으로 횡령한 돈은 무려 8만5898파운드(약 1억5000만원)로 알려졌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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