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9 대표팀,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 꺾고 8년 만에 亞 정상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한국 U-19(19세 이하) 대표팀이 결승전 기적 같은 역전승과 함께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9 축구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1-1 무승부 뒤 승부차기(4-1) 끝에 이라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4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은 이미 4강 진출로 내년 터키에서 열리는 U-20(20세 이하) 월드컵 출전권까지 획득했던 터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승리였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에 이은 승부차기로 대역전극을 연출해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장신 공격수 김현(전북)의 높이와 문창진(포항)-강상우(경희대)의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이라크도 만만치 않았다. 중동팀답지 않은 강한 압박과 조직적 수비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공격에서도 수차례 위협적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두드렸다. 대회 장소가 UAE였던 탓에 중동팬들의 일방적 응원까지 더해졌다.

결국 선제골은 이라크의 몫이었다. 이라크 팀 내 최다 골(5골)을 넣었던 모하네드 압둘라힘을 놓친 것이 화근이었다. 전반 35분 역습상황에서 압둘라힘의 페널티지역 정면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한국은 만회골을 위해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라크 수비는 견고했다. 좀처럼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적 자세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 수비진을 당황케 했다. 교체 투입과 지연 행위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후반전 정규 시간도 모두 흐른 상황. 4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에이스' 문창진이 번뜩였다.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린 것. 문창진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감각적 볼 터치에 이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이라크 골망을 흔들었다. 문창진은 이 골로 이번 대회 4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곧바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벼랑 끝에 선 두 팀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상대 공격수들의 슈팅에 몸을 날리는 육탄방어도 불사했다. 한국 수문장 이창근(부산)은 상대 공격수와의 충돌로 입 부분에 출혈을 일으켰고, 이라크 골키퍼 역시 경기 종료 직전 근육 경련이 나기도 했다.

결국 연장에서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없었다. 곧바로 두 팀은 승부차기로 돌입했다. 한국은 세 번째 키커까지 차분히 슈팅을 성공시킨 반면, 이라크 두 번째 키커 샤이프 살만이 실축하고, 세 번째 키커 압둘라힘의 슈팅을 이창근이 막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네번째 키커 우주성(중앙대)이 골망을 가르며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