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나윤선 등 다양한 영역서
자기만의 인생개척談 지닌 인재 찾아 후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의 끝없는 '개척자(Pioneer)' 발굴 노력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술,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지평을 연 주인공을 발굴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16일 산은그룹에 따르면 오는 21일 시상식이 열리는 'KDB전통공예산업대전'에 총 1200여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작품들은 15일과 16일 양일간의 심사를 거쳐 일부는 다음달 산은 본사 앞 파이오니어 갤러리에 전시될 예정이다.
전통공예산업대전은 기존 산은지주의 문화사업과 마찬가지로 강만수 회장의 아이디어다.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종사자가 많지 않고, 그 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문화의 '개척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수상작 일부 또는 수상자들의 작품은 향후 산은과 거래관계에 있는 중소기업 등에서 판촉물로 활용된다. 산은의 전통산업지원프로그램과 연계해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열렸던 'KDB학생미술대전' 역시 청소년들의 패기와 가능성을 장려한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강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수상작 200여점은 산은 갤러리에 전시된 후 경매에 부쳐 판매하거나, 산은이 최저 30만원에 자체 구매해 각 지점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활용한다. 수익금은 물론 참여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이처럼 강 회장은 사회적으로 저평가되거나 외면받고 있는 개척자 발굴에 항상 '직접' 뛰어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골프여제 박세리, 청각장애 테니스선수 이덕희,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 나윤선 등이 대표적이다. 수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후원하면서도, 강 회장은 이들에게 '성과'나 '유명세'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인생 스토리가 산은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여부만 따진다.
나윤선 씨는 TV방송 다큐프로그램에서 그를 우연히 본 강 회장의 눈에 띄인 경우다. 나씨는 "이제까지 해왔던 일을 열심히 해달라"는 심플한 후원조건에 감동해 현재 자발적으로 발행 앨범에 산은 기업이미지(CI)를 삽입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DB 대우증권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세리 선수도 마찬가지다. 1998년 US오픈 우승으로 대한민국에 감동을 선사했지만 이후 오랜 슬럼프로 기억속에서 사라져가던 그를 수면위로 끌어올린 건 강 회장이다. '대한민국을 수렁에서 건진 개척자'라며 2011년 9월 강 회장은 후원의사를 전했고, 이를 전해들은 박세리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강 회장의 '개척자 정신'은 일부 중소기업으로 그 온기를 전하며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주사 관계자는 "나윤선 씨가 출연, 'beyond Best'라는 슬로건을 내건 TV광고영상자료를 최근 한 중소기업에서 요청해왔다"면서 "삶에 대한 노력과 개척정신에 감동한 CEO가 직접 사내 교육용으로 쓰고 싶다고 해 흔쾌히 응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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