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4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29일 개봉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빨간 별 하나가 가운데 박힌 검정색 베레모를 쓴 '체 게바라'의 모습은 그 자체로 저항과 혁명의 상징이 됐다. 그가 볼리비아군에게 잡혀 3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지도 40년이 넘었다. 자본주의의 습성상 이제는 그의 이미지마저 술이나 속옷 광고로 소비되고 있는 형국이지만 한편에서는 그의 말과 생각을 기록하고 기리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오는 29일 '체'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체 게바라 : 뉴맨'이 개봉한다. 영화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체'의 모습을 담는 데 주력한다. 가족에게 보낸 편지와 아내에게 바친 시에서는 그의 예술가적 풍모를, 혁명의 과정에서 짧게 끄적인 메모에서는 그의 사상적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최초로 공개되는 젊은 시절 '체'가 직접 만든 철학 사전, 정치경제학 비평 노트 등은 이 영화가 이뤄낸 성과다. 영화의 시작도 '내 진심과 우리의 사랑을 당신에게 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 테이프 기록이오'라며 아내 알레이다 마르츠에게 남긴 체 게바라의 음성녹음 기록으로 시작한다.
체 게바라 서거 40주년을 맞아 '체 게바라 스터디 센터'에서는 그에 관한 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트리스탄 바우에르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이후 쿠바예술영화산업제작소(ICAIC)와 산 마르틴 대학의 협력을 구하고, 영화의 제작 및 배급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스페인 골렘 배급사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10년 개봉했고 국내에서는 이제야 선을 보이게 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 의학도를 꿈꾸던 한 청년이 중남미 오토바이 여행을 통해 혁명가의 길을 뛰어드는 과정은 어떤 '극영화'보다도 극적이다. '체'는 이후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는다. 다시 제2의 혁명을 꿈꾸며 볼리비아에 입성한 그는 끝내 전투 중 생포돼 사살된다. 영화는 우리가 궁금해마지 않던 마지막 볼리비아에서의 '체'의 모습도 담는다.
쿠바에 있는 그의 가족들도 영화에 참가해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체'는 어떤 모습인지 생생한 증언을 늘어놓는다. 감독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았고, 한국에서는 배우 문성근이 더빙을 담당해 화제가 됐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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