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전자가 다른 회사에 내는 기술사용료(로열티)를 올 들어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에게 제공하는 로열티 금액도 급증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삼성전자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로열티 충당부채 설정액은 약 2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약 1조6000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60% 이상 상승했다.
중간에 로열티로 지급된 금액을 제외하고 올해 전체적으로 늘어난 로열티 금액은 1조1578억원이다. 삼성전자는 협상 진행 중인 기술사용계약과 관련해 향후 지급이 예상되는 기술사용료를 추정해 충당부채로 설정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로열티 설정액 규모 증가는 스마트폰 등 제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에게 일정부분 로열티를 지급해왔다. 최근 제품 판매가 늘어 실적이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로열티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측은 3분기 보고서에 나온 로열티 설정액은 최근 애플과의 소송으로 인해 알려진 배상액 충당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 콜에서 애플과의 미국 특허 소송에 대한 1차 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소송 관련 충당금을 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패소하고 1심 판결과 같은 손해배상액이 결정될 경우 삼성전자는 미국의 배심원들이 산정한 손해배상액 10억5000만달러(약 1조1400억원)을 추가로 충당해야 한다.
애플과 소송에 대한 미국 법원의 1차 판결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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