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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회장 아들, 대기업 행태 '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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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 한국 기업 상황에 쓴소리
"정부도 학생에 자금지원해 창업 경험 기회 줘야"


그룹 회장 아들, 대기업 행태 '쓴 소리'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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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미국)=아시아경제 박민규기자] "한국 대기업들이 '갑'의 위치를 버리고 벤처기업들과 협력해야 한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사진)가 13일(현지시간) 미국 팔로알토에 위치한 포메이션8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 대기업의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기술 혁신의 속도가 너무 빨라진다"며 "대기업들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혼자 살아남는 게 아니라 중소 벤처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과거에는 몇몇 IT 대기업들이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벤처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부가 직접 벤처기업에 투자할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사회에 진출 전에 창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와 사회적 인식도 꼬집었다.


구 대표는"한국 엔지니어(기술자)들은 실력은 뛰어나지만 주도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영업과 경영전략팀이 이끌고 엔지니어는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그게 거꾸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메이션8은 구 대표를 포함한 8명의 협력자들이 함께 설립한 벤처캐피탈(VC)이다. 미국 본사를 비롯해 중국ㆍ한국ㆍ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있다. 주로 정보기술(IT)이나 에너지 분야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중에는 한국 벤처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구 대표의 사업을 부친인 구 회장도 적극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 회장은 수시로 미국에 들러 구 대표와 만나 논의하며 격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글로벌 인적 네트워킹은 물론 경영자로서 역량을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한국이 글로벌화되기를 바란다"며 "향후 성장성은 아시아에 있다고 생각하며 가능하면 아시아 기지를 한국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 벤처기업에 투자해 이들의 아시아 진출 기지를 한국 내 법인으로 세우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펀드를 모집 중인 초기 단계여서 실제 한국 내 법인을 세운 사례는 없지만 조만간 나올 거라는 게 구 대표의 설명이다.


스탠퍼드대 경제학과와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졸업한 구 대표는 포메이션8 외에도 중ㆍ미 청정에너지협력단 기획자문역 등을 맡고 있다.




캘리포니아(미국)=박민규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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