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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애써 번 돈 담합으로 까먹는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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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불법적 담합(카르텔)을 저지르는 기업이 많은 나라다. 미국의 카르텔 제재를 기준하면 한국 기업의 벌금액 규모나 건당 평균 부과액이 세계 1, 2위를 다툰다. 뿐만 아니라 카르텔로 제재받는 사례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불황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드는 현실에서 담합 유혹에 약한 우리 기업이 제재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우리 기업의 국제 담합행위에 경고를 보낸 곳은 공정거래위원회다. 공정위는 최근 아시아 기업, 특히 한국ㆍ일본ㆍ 대만 기업에 대한 미국의 카르텔 법 집행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3국이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만큼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도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전자부품 쪽으로 조사대상이 확대되면서 이 분야에 경쟁력있는 한ㆍ일ㆍ대만 기업이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기업들의 대응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공정위 분석이다.

예컨대 유럽ㆍ미주 기업들이 카르텔을 신고한 기업에 감면혜택을 주는 제도(앰네스티 플러스)를 이용해 처벌을 피하면서 한국 기업 등에 그 파편이 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1995년 이후 미국의 국가별 담합 벌금 부과액을 보면 한국 기업이 총 12억6700만달러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건당 부과액은 한국기업이 2억1100만달러로 1위에 올랐다. 벌금을 많이 낸 상위 10대 기업에는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 삼성전자 등 3개사가 포함됐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담합과 제재의 악순환이 거듭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시장 확보를 위해 카르텔 유혹에 빠지지 쉽고, 이에 대응한 미국ㆍ유럽 등지의 감시와 처벌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복병은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무역적자 상대국인 중국이다. 중국 쪽의 카르텔 동향에 미국의 감시가 엄격해지면서 중국 진출 한국 기업도 사정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담합으로 빈번하게 처벌받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카르텔 예방을 위한 기업 차원의 정교한 프로그램이 가동돼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해외 카르텔 제도를 활용하는 효과적 대응도 필요하다. 애써 이룬 사업의 성과를 담합 벌금으로 까먹고 기업 이미지에 흠집까지 내는 것은 멍청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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