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인사 한달 남겨 놓고 메모리사업부 고위 임원 전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을 보직 해임했다.
13일 삼성전자는 홍완훈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이 글로벌마케팅실(GMO)로 자리를 옮겼다고 밝혔다.
홍 부사장은 메모리마케팅 팀장, 미국 반도체 법인장 등을 거친 B2B(기업간거래) 마케팅 전문가다. 애플에 공급하는 메모리 가격과 물량 등을 조절하는 일도 홍 부사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로 이번 인사 조치가 애플과의 거래에 대한 문책성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은 수년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부품업체들에게 단가인하 압력을 넣어왔다. 그 결과 일부 품목은 손해를 낼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시황까지 하락하고 경쟁사 역시 가격인하에 나서 원가 이하 판매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플래시메모리 공급 업체는 도시바, SK하이닉스 등으로 확대하고 핵심 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대만의 TSMC에 위탁생산을 의뢰하는 등 삼성전자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결국 제대로 된 가격도 못 받고 애플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 같은 과정에서 처음부터 애플과 관련한 마케팅 전략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며 홍 부사장의 전보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에 플래시 메모리 가격의 인상을 요구했다. 애플은 이에 즉각 반발해 삼성전자의 물량을 크게 줄였지만 아이폰5 생산이 여의치 않자 삼성전자의 인상안을 받아들였다. AP 역시 20% 인상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TSMC에 아이폰5에 사용되는 AP A5 위탁생산을 의뢰했지만 결국 실패해 삼성전자에게 다시 A5 생산을 맡겼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가격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메모리반도체, AP 등의 판매처를 아마존, 퀄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애플과의 비즈니스 규모가 줄어든 만큼 타 협력사들과의 거래를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홍 부사장의 GMO 전보에 대해 문책성이라는 일부 시각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면서 "홍 부사장은 애플과의 영업이 아닌 B2B 마케팅 전문가로서 GMO로 역할을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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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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