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간 벌금총액 1조7000억
공정위, 美서 예방 설명회 갖기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미국시장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현지에서 담합사건으로 부과받은 벌금이 7년 간 약 1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미 법무부의 카르텔 법집행 현황분석'을 보면 한국기업의 벌금 총액은 2005년 이후 12억6700만 달러다. 처벌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1조7000억원으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벌금 총액이 많았다.
건당 평균 부과액은 2억1100만 달러(약2300억)로 2건 이상 벌금을 부과받은 국가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또 한국기업은 벌금 부과액 상위 10대 기업에도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LG디스플레이가 TFT-LCD 패널 담합으로 4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돼 벌금 랭킹 4위에 올랐고 이어 대한항공과 삼성전자가 각각 운송료 담합과 D램 가격 담합으로 3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아 6위와 8위를 차지했다.
국내기업이 이런 국제 카르텔로 미국에서 벌금을 부과받은 첫 사례는 1996년 제일제당과 세원아메리카의 라이신 가격 담합으로 당시 벌금 총액은 158만 달러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벌금 수준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 2005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가격담합을 기점으로 수억달러대까지 불어났다.
공정위 문재호 국제카르텔과장은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담합에 참여하고 싶은 유혹도 커지고 있다"며 "미국 뿐 아니라 한국기업의 활동이 많은 중국 내 담합에 대한 미 정부의 감시 강화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공정위는 이날 미국 진출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국제 카르텔 예방 설명회를 연다. 이어 오는 15일 미국 법무부와 양자 카르텔 협의회를 열어 국제 카르텔 조사 공조 등 업무 협의를 논의하기로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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