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차기 지도부로 권력 이양을 앞두고 있는 중국의 경제 지표들이 잇달아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의 회복국면이 시작됐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회복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로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1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6% 늘었으며, 소매판매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5% 증가했다. 전력생산량 마저도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6.4% 늘어났다. 반면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7% 올라 전월에 기록했던 1.9%에 비해 낮아졌다. 중국의 수출은 전년에 비해 11.6% 늘어났으며, HSBC가 발표한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를 기록해 전달에 기록했던 47.9에 비해 크게 상승하는 등 중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문제는 이같은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얼마나 유지될 것이나 하는 것이다.
포브스는 이에 대해 경기 회복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9월과 10월 사이에 수출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 근거로는 중국 수출입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광저우 무역 박람회에서 체결된 수출 계약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9.3%줄어들었던 점을 들었다. 이는 향후 중국의 수출액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예고한다.
또한 최근의 경기 회복세는 중국 정부의 재정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선젠광(沈建光)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회복세가 전적으로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 덕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인프라 계획의 상당수가 현재 설계도면상으로만 존재하고 있으며, 재원 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이라는 우려도 크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 주도로 일부 건설 계획이 있을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지만, 2008년과 같은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경기 회복세 뒤에는 광의 통화(M2)가 늘었다는 점에서 찾기도 한다. 9월, 10월 들어 중국 정부가 금융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문회사 J 캐피탈 리서치 앤 스티븐슨-양과 수잔나 크로버는 10월 중국의 M2가 GDP의 2배 수준인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75%였다고 지적했다. 시중에 엄청난 자금이 풀려져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최근의 긍정적인 경기 지표는 M2의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중국이 2008년부터 올해말까지 중국 정부가 창출한 신용규모가 미국 금융권 전체에 육박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이처럼 중국 정부가 시중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음에 따라 파산해야 할 기업까지도 채무를 연장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중국 정부가 이처럼 통화 공급에 나서는 것에 대해 18차 당대회 등 중국의 정치 일정이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봤다. 또한 시중에 막대한 자금이 풀려나온 상태라 자금을 더 풀더라도 그 효과는 미미할 뿐더러, 중국 정부의 무리한 통화정책이 결국 중국 기업들의 생산성을 깎아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슨-양과 크로버는 "긍정적인 지표는 11월까지만 나올 것"이라며 "이후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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