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10년만에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는 중국에서 정치개혁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내부 반발이 강력한 탓에 실제 정치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국영매체인 인민일보는 11일 '종성(鐘聲)' 칼럼에서 "정치체제는 중국의 안위와 존망과 연결돼 있다"며 "경거망동을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일부 국가가 맹목적으로 서구의 정치체제를 따라한 결과 경제가 침체되고 사회가 혼란을 겪었다"면서 여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중국의 정치개혁론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에 대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정치개혁론에 대한 비판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원 총리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8차 당대회 기간 중에도 톈진(天津)시 대표단 분임 토론에 참가해 "당과 국가의 지도 체제 개혁이 절박하다"며 정치체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인민일보의 칼럼은 원 총리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을 뿐 그의 정치개혁론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수뇌부이자, 현직 총리조차도 정치개혁론을 펴기가 쉽지 않은 것은 중국 공산당 및 정부의 정치개혁이 이뤄지기 얼마나 이뤄지기 한 단면을 보여주는 셈이다.
중국 내외부에서는 이같은 정치개혁의 어려움이 중국에게 커다란 문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을 통해 중국 정치개혁의 필요성과 전망에 관해 소개했다.
중국의 정치학자인 리웨이동(李衛東)은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중국의 정치가 선사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치의 결정적인 시기 때마다, 중국 내외부에서는 전체주의적인 성격의 중국 공산당이 과연 13억명의 국민들이 요구사항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 되어왔다고 NYT는 전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78년 개혁노선을 채택한 이후 수억명의 중국인이 빈곤에서 탈출했으며, 중국 경제 또한 세계 2위의 경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중국 공산당은 더 이상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8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공산당의 어젠다는 중국을 안정으로 이끌 수 있는 비전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제, 법원, 언론, 군사, 교육,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산당이 점진적으로 손을 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제서야 중국 정부가 부패, 환경 오염, 고령화 등의 문제 등에 대한 해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인이자 역사가인 양지성(楊繼繩)은 "진정한 시장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치 개혁에 나서야 한다"면서 "향후 수년 내에 시장경제에 덧붙여 입헌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에서는 이같은 정치개혁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서구의 정치 시스템일 복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이 스스로 기득권 놓치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높다.
이 때문에 중국 정치개혁은 당내개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공산당의 1당 독재체제를 다당제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면, 당내에서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도록 당내 민주화라도 먼저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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