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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프로 개방' 올림픽 복싱, 헤비급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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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프로 개방' 올림픽 복싱, 헤비급 빅뱅 무하마드 알리(왼쪽)와 테오필로 스테벤슨[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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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일본의 유력지 아시히신문은 익명의 국제복싱연맹(AIBA) 관계자 말을 인용, 아마추어 복싱의 국제 조직인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프로 선수의 참가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프로 선수들에게 문호를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건 아니다. 축구가 월드컵 흥행을 고려해 프로 선수의 올림픽 출전 연령을 23세 이하로 묶어 놓고 있듯이 제한을 두기로 했다.

AIBA는 내년 가을 프로 복싱 단체인 ‘AIBA 프로 복싱(APB)’을 설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 AIBA는 이 단체로 적을 옮기고 WBA(세계복싱협회), WBC(세계복싱협의회) 등 기존 프로 복싱 기구에서 15전 미만인 선수에 한해 올림픽 출전을 허용할 방침이다.


‘선수 빼 가기’에 WBA 등 기존 프로 복싱 단체들이 반발하는 건 당연지사. 아마추어리즘의 수호자였던 에이버리 브런디지 전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지하에서 땅을 칠 일이지만, 복싱만 문을 열면 올림픽은 프로 선수들에게 완전히 개방된다.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다.

AIBA는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프로 방식의 채점을 도입하고 헤드기어 착용도 의무화하지 않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4년 뒤 올림픽에서는 축구(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테니스(1988년 서울 대회), 농구(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등 인기 프로 종목의 뒤를 이어 골프와 함께 복싱 종목에서도 프로 선수들이 뛰는 경기를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올림픽에 프로 복서가 출전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살펴보면 복싱 올드 팬들의 귀에 익은 이름이 꽤 많이 등장한다. 특히 미국의 중량급 선수들이 그렇다. 1952년 헬싱키 대회 미들급 금메달리스트인 플로이드 패터슨은 17살 때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패터슨은 4년 뒤인 1956년 ‘무패의 챔피언’ 로키 마르시아노가 은퇴하고 공석이 된 프로 복싱 헤비급 타이틀을 놓고 6명의 선수가 겨룬 챔피언 결정전 마지막 경기에서 아치 무어를 5회 KO로 누르고 당시 기준 최연소인 21살에 타이틀을 차지했다. 패터슨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첫 프로 복싱 헤비급 챔피언이기도 하다.


패터슨은 스웨덴의 잉게마르 요한손과 1959년부터 1961년 사이 세계 프로 복싱 역사에 길이 남을 세 차례의 타이틀매치를 벌였고 최종 승자가 됐다. 이후 그는 1962년 소니 리스턴과 치른 타이틀매치에서 KO로 져 챔피언 벨트를 내려놓았고, 1963년 리턴매치에서 또다시 KO패를 당하며 현역에서 물러났다. 이후 프로 복싱 헤비급 타이틀은 1964년 무하마드 알리에게 넘어간다.


무하마드 알리는 무슬림으로 개종하기 전 이름인 캐시어스 클레이로 1960년 로마 올림픽 라이트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4년 뒤 프로 복싱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로마 올림픽 메달리스트 가운데 눈에 띄는 복서는 한 명 더 있다. 웰터급챔피언인 니노 벤베누티(이탈리아)다. 벤베누티는 2회전에서 한국의 김기수를 판정으로 누르고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고 1961년 프로로 전향한 뒤 1965년 같은 나라의 산드로 마징기를 KO로 꺾고 WBA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이 된다. 그리고 1966년 6월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타이틀 방어전에서 김기수에게 판정으로 져 챔피언 벨트를 넘긴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프로 개방' 올림픽 복싱, 헤비급 빅뱅 무하마드 알리[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밖에도 미국의 또 다른 프로 복싱 헤비급 챔피언 조 프레이저는 1964년 도쿄 올림픽 헤비급, 조지 포먼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헤비급, 레온 스핑크스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리스트다.


하지만 미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헨리 틸먼,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레이몬드 머서가 헤비급 금메달을 딴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이 체급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 사이 쿠바의 헤비급 복서들이 올림픽 무대를 휩쓸었기 때문이다.


테오필로 스테벤슨은 그 선두주자였다. 1972년 뮌헨 대회부터 1980년 모스크바 대회까지 올림픽 헤비급에서 3연속 우승했다. 그는 반쪽 대회로 치러진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 출전했으면 올림픽 복싱 사상 전무후무한 4연속 우승의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다. 스테벤슨은 1974년 아바나, 1978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헤비급에서 2연속 우승한 데 이어 1986년 리노 대회에서 슈퍼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려 다시 정상에 올랐다. 그가 올림픽에서 3연속 우승하는 동안 치른 12경기 가운데 9경기는 KO 또는 TKO였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펀치의 소유자였다.


후계자인 펠릭스 사본의 파괴력도 만만치 않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000년 시드니 대회까지 올림픽 헤비급에서 3연속 우승했다. 이어 등장한 오들라니어 솔리스 폰테 역시 2004년 시드니 대회에서 쿠바의 올림픽 헤비급 왕좌를 지켰다.


미국과 쿠바의 중량급 복서들의 올림픽 기록은 확연히 대비된다. 미국 선수들은 올림픽 이후 곧바로 프로로 전향해 연속 우승 기록이 없는 반면 쿠바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연속 우승했다. 조금 더 일찍 프로 복서들이 올림픽 링에 설 수 있었다면 미국과 쿠바의 중량급 복서들 기록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특히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그렇다. 1960년 로마 대회부터 1976년 몬트리올 대회까지 라이트 헤비급과 헤비급에서 올림픽 복싱 사상 처음으로 4연속 우승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다. 알리가 레온 스핑크스를 심판 전원 일치 판정으로 누르고 프로 복싱 헤비급 타이틀(WBA)을 마지막으로 차지한 건 그의 나이 36살 때인 1978년 9월의 일이었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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