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영화의 흥행으로 원작 소설이 다시 베스트셀러 오르는 스크린셀러가 올해에도 인기다. 2012년 상반기에는 박범신의 '은교',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수잔 콜린스의 '헝거게임' 등이 영화 개봉에 맞춰 원작소설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같은 스크린셀러 작품들은 영화 시사회 및 본격적인 홍보활동이 시작되는 개봉 한 달 전부터 원작 소설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 전체 소설판매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 출간된 '은교'는 4월 영화개봉 이후 기존 판매량보다 4배 이상 많이 팔려 나가 2012년 인터파크도서 상반기 종합 16위, 전자책 분야 종합 1위에 오를 만큼 영화 흥행 덕을 톡톡히 봤다.
추리소설과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역시 영화 개봉 이후 원작소설 판매가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울링'의 원작인 노나미 아사의 '얼어붙은 송곳니'는 2007년에 출간됐으나 판매량의 82%가 2월 영화개봉 이후로 집중됐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X의 헌신'은 지난 10월 영화 개봉 이후 3주전에 비해 판매량이 2.3배 증가했다.
이밖에도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등의 추리소설 역시 영화 상영 이후 원작 소설 판매가 급증했는데, 이는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 부분이나 궁금했던 장면을 더 상세히 확인하기 위해 책을 구입하는 영화 관람객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스크린셀러를 구입하는 독자를 분석한 결과 남성보다 여성의 구매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도서가 2012년 개봉한 영화의 원작 소설을 구매한 독자층을 분석해보니 여성과 남성의 구매 비중이 각 72%, 28%로 여성고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가운데서도 30대 여성이 32.8%로 남성 고객 전체를 합한 것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40대 여성(18.6%), 20대 여성(16.5%)의 순으로 나타났다.
스크린셀러가 각광을 받으면서 그 유형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2012년에는 영화 외에도 '두 도시 이야기', '위키드'처럼 뮤지컬 원작 소설도 인기를 끌었으며, '위험한 관계'처럼 이미 수차례 영화화 된 고전 소설이 재조명 받기도 한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복숭아나무'는 영화제작 단계부터 소설 출간이 기획된 경우이며, 영화나 드라마 흥행 이후에 영상미 넘치는 화보와 함께 시나리오집으로 출간되는 시나리오 소설도 한 장르를 이루고 있다.
인터파크도서 문학 담당 홍성원 MD는 “스크린셀러가 활성화 되면서 영화 시나리오를 다시 소설화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며 "이미 영상화 되었던 작품이라 영화와 병행해서 볼 경우에 장면 연상이 빠르게 되고 쉽게 내용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스크린셀러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말까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원작 소설로는 '파이이야기', '브레이킹던', '호빗', '나우 이즈 굿'등이 있다. 이들 소설들도 영화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9월 대비 10월 판매량이 평균 78% 증가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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