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현재 상태로 봐서는 지금이 저점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재는 "11월 기준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이 'L'자형 침체인지 3분기가 바닥인지 엇갈리는데.
▲앞으로 경기의 회복세는 완만할 것이며, 앞으로 하방 위험 클 수도 있다. 지금이 저점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 회복에 대해선 아직 실증적인 자료가 안 보인다. 일부 지표에선 약간 회복되는 조짐이 있지만 회복으로 가는 증거라고 말하긴 이르다.
-환율이 많이 낮아졌다. 3차 양적완화(QE3)의 영향이 나타나는 것인가.
▲환율의 수준과 속도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QE3는 QE1, QE2 이후에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따로 분석하기 쉽지 않고,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정책이다.
-금융감독원과 외환 공동검사 나가는데 추가적인 외환 규제가 필요한가.
▲선물환을 추가 규제가 직접적인 목표가 아니다. 외환 건전성 관련 제도의 효과를 점검하려는 것이다.
-미국 재정절벽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로 판단하나.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먼저 재정절벽이 현실화해 미 의회 예산국의 전망처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수 있다. 둘째,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미 정부와 공화당 간 '그랜드 바겐'(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셋째, 그 중간에 어떻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해 전략을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률이 1%포인트 움직이는 것이 일자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나.
▲성장의 고용탄성치를 말하는 것 같다. 지금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 있기 때문에 4~5년 전과 비교해 판단하기 어렵다. 일자리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것은 임금이다. 지난 8월엔 이례적으로 정규급여가 전년 동기 대비 5.5%가량 늘었지만, 여기에 추가급여와 보너스를 포함하면 -0.5%다. 중요한 것은 고용의 질이므로 이것에 관심을 집중할 것이다.
-재정절벽에 따른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는데 언제 어떻게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나.
▲몇 가지 전망을 갖고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11월 추수감사절, 12월 하순 크리스마스 등을 고려하며 상황을 볼 것이다. 재정절벽 문제에 대한 타결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선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정치의 경기순환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적다. 실물경제에선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통화정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현재 환율 수준이 기업에 부담 줄 수준인가.
▲상대적이다. 환율이란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고려한 교환 비율이다. 그 당시의 상황이 중요하다. 환율은 내생변수다. 원화 수준이 어떻냐는 것은 현 상태에서 문제되는 것이다. `이전에 얼마였다' 식의 비교는 중요하지 않다.
-이달 기준금리를 정하면서 세계경제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본 것 같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인가.
▲말하고 싶은 데로 말했지만 들리는 것은 다를 수 있다. 현재 저점이라고 판단하는 증거를 대기는 어렵다. 지나가봐야 알 수 있다. 과거보다 나빠지기보다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위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 상황에서 정책금리가 적정수준이라고 보나.
▲적정금리라는 것은 한 나라의 잠재성장과 물가 등 정책 목표를 고려해 계산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동의하는 숫자가 나올 수 없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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