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당 "선거 개입 안해".. 文 선대위 "엄정하고 중립적인 입장" 해명
민주당 핵심관계자 "보도 내용 사실"
"지역위원장이 특정 후보 지지 부탁했다" 제보 잇따라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이민우 기자] 민주통합당이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고, 화들짝 놀란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서둘러 진화작업에 나섰다. 문 후보 측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 악재로 작용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비공식 회의를 열어 전교조 출신의 예비후보를 배제할 것과 교수 출신의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본지 5일자 7면 참조)
이에 대해 민주당 서울시당은 성명을 통해 "서울시당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문 후보 캠프의 이용선 선거대책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육감 보궐선거와 관련된 논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민주당의 입장은 결정된 바 없다"고 그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핵심당직자는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도 내용은 사실이며, 문 후보 측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이 (교수 3인의 후보 단일화) 책임자에 포함됐다"고 시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대의원은 "지난 2일에 열린 지역 대의원대회에 특정 교육감 예비후보가 참석했으며, 지역위원장은 이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각 지역 당협 차원에서 선거인단 모집이 계속되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들끓었다. 10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후보 추대위원회'는 민주당에 항의공문을 보냈으며, 반응을 지켜본 뒤 추후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노동계 또한 민주당의 전교조 출신 배제 방침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 양성윤 부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들은 5일 오후 문 후보 캠프를 찾아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중립적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동계 인사는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당원을 이용해 전교조 후보를 배제시킬 경우, 노동계에서도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조직력을 동원해 문 후보를 배제시켜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 후보 캠프에서는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안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조직력을 확보한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등을 돌릴 경우 단일화 국면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후보 측은 당 중앙선대위의 공식 논평을 통해 "엄정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추대위의 활동을 존중하며, 추대위가 선출한 교육감 후보와 함께 손을 맞잡고 정권교체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일 기자 livewin@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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