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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특검 '수사내용 흘리기'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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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2009년 5월 23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그에 대한 호불호, 진보ㆍ보수를 떠나 국민들의 가슴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엔 당시 검찰의 잘못된 수사 행태가 큰 몫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08년 12월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가 구속기소되면서 본격화된 검찰의 수사는 2009년 4월30일 노 전 대통령 검찰 출두로 절정에 달했다. 검찰은 그 와중에 수사 과정을 '친절하게' 언론에 세밀히 공개했다. 권양숙 여사가 수억원짜리 고급 시계를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검찰발 언론보도는 '피의사실 사전 공표'의 압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일가족이 '파렴치한'으로 몰리자 심각한 모욕감을 느낀 나머지 유서를 남긴 채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3년여가 지난 후 이번엔 전직도 아닌 현역 대통령 일가가 줄줄이 수사를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구입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출범한 이광범 특검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큰 형 상은씨를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지난 5일엔 영부인 김윤옥 여사를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특검 측은 심지어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다'는 뉴앙스를 풍기고 있다. 특히 특검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검찰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수사 내용을 날마다 언론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마치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전후로 벌어졌던 2009년의 일들이 반대편 정치 세력에 의해 고스란히 3년 여만에 반복되는 듯하다.


지은 죄가 있다면 현역ㆍ전직을 막론하고 대통령과 그 일가도 수사를 받고 처벌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수사 주체의 피의 사실 공표와 같은 악습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몬 국가적 수치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것인가. 당장 청와대는 "공식 해외 방문을 앞둔 영부인을 마치 범죄 혐의가 있어 조사를 받는 것으로 기정사실화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검은 지금이라도 '정치쇼'가 아니라 본래 직분인 수사에 충실하길 바란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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