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터키 신용등급 'BB+'에서 'BBB-'로 상향조정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터키 국가 신용등급이 거의 20년 만에 투자적격 등급을 회복한 덕분에 5일(현지시간) 터키 증시 ISE100 지수가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터키 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한 등급 상향조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최고 투자 부적격(정크) 등급에서 최저 투자 적격 등급으로 상향조정된 것이다.
터키가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최소 한 곳으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등급 호재로 이날 ISE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14.49포인트(1.84%) 급등한 7만2737.10으로 거래를 마쳤다. 터키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0.22%포인트 급락(국채 가격 급등)하며 7.71%를 기록했다.
피치는 꾸준히 줄고 있는 정부 부채, 건전한 은행 시스템, 긍정적인 장기 성장 전망, 비교적 풍족하고 다변화된 경제 구조를 피치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발전(AK)당 정부는 지난 2002년 집권한 이래 연 평균 5%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90년대 후반 100%를 넘었던 터키의 물가상승률은 현재 8% 수준으로 낮아졌다.
알리 바바칸 터키 부총리는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결정은 적절한 조치라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신용평가사에서도 등급 상향 조치가 뒤따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 6월 터키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해 정크 등급 중 가장 높은 'Ba1'을 부여했다. 지난주 무디스는 세속과 종교적 요소 사이의 정치적 불안정이 터키 신용등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터키가 경상수지 적자와 민간 부문의 외국 부채를 줄이거나 외환보유고를 늘린다면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터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지난해 10%였고 올해 7.3%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5월 터키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강등했기 때문에 당분간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