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갑사는 ‘춘마곡 추갑사’, 홍성 오서산 억새, 영화 촬영지 신성리 갈대밭, 외암마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이제 가을도 막바지다. 울긋불긋하던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계절이다.
굳이 명소까지 가지 않더라도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이즈음 조금 더 특별한 가을 여행을 하고 싶다면 충남의 이곳을 추천한다.
◆어딜가도 아름다운 계룡산 단풍
계룡산(845.1m)은 공주, 논산, 대전에 걸쳐 있는 충남 제일의 명산이다.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 고찰이 천년을 넘어서서 자리 잡고 있다.
계룡산은 특히 침엽수보다 활엽수림이 많아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낙엽이 저마다의 빛깔을 뽑내며 절경을 연출한다. 굳이 등산을 않더라도 가벼운 산책과 함께 가을을 느낄 수 있다.
계룡산 단풍은 어느 절을 가도 실망하지 않지만 ‘춘마곡 추갑사’라 불릴 정도도 갑사을 으뜸으로 꼽는다. 진입로부터 절까지 느리게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동학사쪽 주차장에서 절까지 1.1 km의 계곡의 가을 풍경도 인상적이다. 서쪽 연천봉 자락에 자리잡은 신원사는 인적이 드물어 고즈넉한 절집의 가을정취를 느낄수 있다.
등산객을 위한 단풍은 이번 주부터가, 사찰중심의 산책코스는 11월 초가 절정이다.
◆오서산은 은빛 물결 청라 은행마을은 황금물결
홍성군 광천읍과 장곡면 등에 걸쳐 산세를 뻗고 있는 오서산(해발 791m)으로 해마다 가을이면 정상을 중심으로 주능선에 2km 가까이 억새풀 군락이 대장관을 펼친다. 산 꼭대기에서 보이는 서해바다와 섬자락을 감상할 수도 있어 가을산행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산이다.
오서산의 억새는 10월 초부터 피기 시작, 중순을 넘어서며 최고절정을 이룬다. 11월초까지 이어지며 중순을 막 넘어선 이맘 때가 오서산의 억새향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오서산 부근 마을인 청라면 은행마을엔 가을이면 동네 모두가 노란 은행나무단풍으로 황금빛물결을 이룬다. 이곳 은행마을엔 27~28일 ‘은행을 털어 대박 난 마을이야기’를 주제로 ‘제1회 청라은행마을 단풍축제’가 열린다.
◆영화 드라마의 단골촬영지 서천 신성리 갈대밭
너비 200m에 1km가 넘는 신성리 갈대밭은 33만㎡로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영화 JSA, SBS 자이언트, MBC 추노 등 6~7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는 등 영상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강변에 펼쳐진 1~2m 높이의 갈대숲은 장관을 이룬다. 관광객들 편의를 위해 마련한 산책데크도 갈대의 운치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11월 중순이 절정이다.
◆가을풍경 찍기좋은 30선에 뽑힌 무량사와 외암마을
문화재청이 뽑은 ‘2012 사진찍기 좋은 가을풍경 문화재 30선’에 충남지역 중 부여 무량사와 아산 외암마을이 들어있다.
부여 외산면 무량사는 마곡사의 말사로 신라 때 범일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 고려초기에 개창됐지만 임진왜란 때 병화에 사찰 모두가 불타버린 뒤 조선 인조 때 중건됐다.
무량사를 둘러싸고 있는 만수산은 요즘 단풍철엔 가슴 한가득 가을의 기운을 담을 수 있고 2~8시간에 이르는 여러 등산코스들이 있다. 인근 반교마을 돌담길과 유홍준교수의 휴휴당, 천연기념물 제320호인 내산면 주암리 은행나무도 볼거리다.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에 있는 외암마을은 약 500년 전 이 마을에 자리잡은 예안 이씨 일가가 주류를 이뤄 살고 있다. 문중에 걸출한 인물들이 많아 큰 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금도 옛 모습을 간직한 집들이 많다. 초가지붕, 이끼가 낀 돌담을 돌면 이 마을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옛스런 풍경과 오래된 나무의 단풍들이 어울려 고풍스런 가을을 맛볼 수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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