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B라면 하바네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매운닭발, 매운족발 등 불나게 매운 맛에 사족을 못쓰는 당신이라면.
#술먹은 다음 날, 쓰린 속을 풀어줄 해장국물이 필요한 직장인 언니오빠들.
◆한 줄 느낌
#맵다. 그리고 맵다.
◆가격
5입ㆍ3680원.
10시가 넘은 토요일 오전. 자칭 알콜 중독인 골드미스 진 팀장은 오늘도 쓰린 속을 부여잡고 침대에서 일어난다.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외치며 전날 먹은 소폭(소주+맥주 폭탄주)이 위장에서 춤을 춘다. 혼자 사는 그녀에게 그럴 듯한 해장국은 그림의 떡. 거의 매일 아침 라면으로 해장하는 그녀는 주말인 오늘도 귀찮은 맘에 라면전용 냄비를 꺼내들어 물을 받는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분명한 것이 또 라면. 그만큼 면발과 국물 맛이 업체마다 브랜드마다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라면 중독녀인 그녀는 새로 나오는 라면은 모두 사먹어 보는 편이다. 더욱이 빨갛고 매운 음식 찬양자인 그녀에게 매번 누가 더 맵나 경쟁을 하며 나오는 라면은 필수 시식을 해야 한다.
오늘 그녀가 선택한 라면은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만들었다는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상품인 하바네로 라면이다.
하바네로는 1994년에 세상에 가장 매운 고추로 등재될 정도로 아찔한 맛을 자랑한다. 라면 포장봉지 겉면에도 빨간 고추와 함께 도전이라는 글씨가 써 있다.
물론 매운맛 중독녀 진 팀장은 콧방귀를 뀐다. 청양고추, 하늘초고추 등 매운 고추로 만들었다는 라면들도 그녀 입에는 그저 닝닝할 뿐이었기 때문. 지 까짓게 매워봤자지 하면서도 기대에 부푼다. 자 어디 그럼 세상에서 제일 매운 녀석을 한번 구경해볼까.
팔팔 끓는 물에 스프부터 풀어본다. 국물 색깔과 열기에 올라오는 냄새가 안 먹어도 매워 보일 정도다. 궁금함을 못 참고 살짝 국물을 맛본다.
엇! 맵다! 진짜 맵다! 면발은 4분을 끓이란다. 통통, 탱탱한 느낌이다. 후레이크 스프속에 들어있던 건더기들도 풍성한 편이다. 알싸한 매운맛이 전날 심하게 달린 위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진한 쇠고기 국물은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PB에 대한 편견을 없애줄 만큼 시판되는 어떤 라면보다 국물과 면발의 조화가 훌륭하다. 특히 국물 맛이 상당히 진한 것이 강점. 약간 달짝지근한 맛이 매운 맛을 감싸돌며 입에 착착 감긴다.
진 팀장이 먹어 본 국물라면 중에서 가장 매운 라면이라는 생각을 하며 수저를 놓는다. 매운 맛을 못 먹는 친구 봉자에게 울고 싶은 날이 있으면 먹으라고 추천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단, 하바네로를 먹기 위해서는 이마트를 직접 가야된다는 점은 귀차니스트인 진 팀장에게는 단점이다. 이마트가 멀리 있는 사람이거나 다른 곳에서 장을 보는 사람이라면 귀찮아할만 하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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